내용요약 올 8월말 코스닥 예심 통과…내년 2월까지 상장 마무리해야
얼어붙은 투자심리 영향
지난달 제약바이오 기업 3곳 상장 철회
동국생명과학 안성공장 전경. /동국생명과학 제공
동국생명과학 안성공장 전경. /동국생명과학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동국생명과학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제약바이오 시장의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은 지난 8월 말 상장예비심사 승인 이후 약 3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현재까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 제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6개월인 만큼 동국생명과학은 내년 2월 말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더욱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반청약 등 공모 절차까지 감안하면 연내에는 증권신고서 제출이 완료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5월 설립된 동국생명과학은 주요 제품으로 엑스레이(X-ray) 조영제 ‘파미레이’와 MRI 조영제 ‘유니레이’가 있으며 두 제품은 최초의 퍼스트제네릭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EU), 일본 등 의약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25여개 국가에 수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통한 신규 자금 확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과 인공지능(AI), 바이오로직스 및 체외 진단 등 성장성이 큰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향후 바이오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강화 등을 통한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운 NH투자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 6월말 한국거래소에 예심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승인을 받으면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3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증권신고서 제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사유에 대해 시장의 이목 쏠리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동국생명과학이 2월까지는 상장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무리 없이 정상적으로 절차를 진행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얼어붙은 국내 증시 및 제약바이오 투자심리가 동국생명과학에 상장 추진에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국내외 바이오 산업 주요 이슈 1위로 투자 심리 위축(71.2%)이 꼽혔다. 특히 올해 국내 바이오 산업 투자에 대한 전망과 관련해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50.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1월 한 달 간 제약바이오 기업 3곳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먼저 지난달 말 바이오 업계 ‘대어’로 꼽힌 오름테라퓨틱이 상장을 철회했다.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신약개발 기업 오름테라퓨틱은 최근까지 증권신고서 제출 등 상장을 준비해왔으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중인 후보물질 ‘ORM-5029’ 임상 1상에서 1명의 참여자에게 심각한 수준의 약물 이상반응(SAE)이 보고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오름테라퓨틱 측은 철회신고서를 통해 “회사는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회사는 내년에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985년 설립한 후 40여년간 한방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한 동방메디컬도 비슷한 사유로 결국 코스닥 시장 상장을 포기했다. 회사는 지난 10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수요 예측을 진행했으나 이틀 후인 지난 7일 상장철회신고서를 제출하게 됐다.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hiPSC) 유래 체세포 및 오가노이드 전문 기업 넥셀도 지난 5월 신청 이후 약 6개월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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