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사람은 인격이라는 게 있고, 국가는 국격이라는 게 있어.”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의 대사다. 지난 2020년 1월 개봉 후 4년이 훌쩍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이 대사는 대한민국을 관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군과 경찰이 국회를 점거하고, 헬기와 무장 장갑차가 도시를 활보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병정놀이’에 이날 밤은 모든 국민이 깜짝 놀랐고, 일부 시민들은 “시계가 유신정권 시절로 돌아갔다” “지금이 2024년 맞냐” 등의 울분을 토했다.

국회가 긴급하게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켜 윤 대통령의 병정놀이는 3시간도 못 갔지만, 전 세계 미디어와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국제적 망신도 망신이지만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 190명 전원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게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하면서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주장했다.

누가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고,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를 자행했는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군의 힘을 빌려 국가와 국민을 거스르면 어떤 최후를 맞이하는 지.

한시라도 빨리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하고, 대통령이라는 권한을 준 국민 앞에 서서 준엄한 심판을 받길 바란다.

아울러 황당무계한 요구를 ‘군 통수권자의 명령’이라는 미명하에 실행에 옮긴 군 간부들도 함께 심판대에 서야 한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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