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 27~28일 기록적 폭설에 배달·택배 업무 차질
쿠팡·컬리·SSG닷컴 등 이커머스 플랫폼사 긴급 지시
배달플랫폼 현장 모니터링 가동...가이드라인 제시
"라이더 안전에 최우선"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어요. 눈이 가득 쌓인 데다가 얼어버려서 손쓸 도리가 없습니다."

지난 2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오던 택배 차량은 결국 기존 주차공간으로 들어서지 못했다. 117년 만에 내린 폭설로 온 길목이 막혀 버린 탓이다. 물품을 가득 실은 택배 차량은 긴 시간을 허무하게 멈춰있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서서히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지난 28일 경기도 한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선 택배차량이 전날 폭설로 인해 쌓인 눈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지난 28일 경기도 한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선 택배차량이 전날 폭설로 인해 쌓인 눈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27~28일 동안 수도권 주요 지역에 내린 눈의 양은 최대 4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밤사이 눈이 계속 내린 데다가, 쌓여있던 눈이 그대로 얼어붙으면서 곳곳에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이번 폭설로 인해 배달·유통업계도 비상등이 켜졌다. 일부 물류센터의 납품 차량 진입이 막히고, 도로 곳곳 결빙으로 배송·배달도 차질을 빚었다. 

주로 하루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긴급 대응안을 속속히 내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이츠서비스 등은 폭설에 대비해 전날부터 배달과 배송 기사들에게 전조등을 항상 켜고 감속, 안전운행하라는 등 안전 사항을 고지했다. 대설 등으로 배송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우면 즉각 배송 중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가까운 캠프나 영업점에 연락하라는 안내가 나갔다.

컬리는 폭설 및 습설에 따른 배송센터 현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배송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의 경우, 안전을 고려하여 자체 배송 중단 하는 등 보수적으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컬리 측은 "배송 기사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하면서 배송이 불가하거나 지연되는 경우 고객 안내를 통해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SSG닷컴도 상황은 같다. 회사 측은 "배송기사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배송사를 통해 서행 운전하도록 하는 한편, 고객 불편 최소화 위해 (미배송 시) 개별 연락을 통한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이수민 기자 
사진=이수민 기자 

배달플랫폼의 경우 더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특성상 라이더의 역할이 지배적이며, 날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이번 폭설뿐 아니라 이상기후로 인한 향후 자연재해 및 재난 등에 대비하기 위해 대응법을 더욱 견고하게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배달의민족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먼저 실시간 알림톡, 공지를 통해 라이더에게 폭설특보, 설천 시 운전 주의사항 등을 상시 안내하고 있다. 또한 안전 배달 문화 조성을 위해 고용노동부, 한국도로교통공사 등과 협업한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 중이다. 

지역별 현장 상황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이는 지역별로 상황이 다른 점을 고려해 해당 지역 기상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배달범위(주문가능 범위) 또한 효과적으로 축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2021년부터 현재까지 배달업무 수행의 어려움이 커지는 혹한기 등에 계절성 안전용품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배급된 물품 수는 3.5만개에 달한다. 안전운행을 위한 타이어 교체, 무료 정비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안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이상기후로 인해 이런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라며 "라이더 안전을 위해서라도 회사 차원에서의 가이드라인을 더 디테일하게 세워야 하며 기술적인 투자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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