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근현 기자]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38‧본명 엄홍식)씨 측이 항소심에서 최근 겪은 부친상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1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와 그의 지인 최모(33)씨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유씨는 머리를 삭발한 채 청록색 수의와 검은색 안경을 착용한 모습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유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이번 사건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며 “자신 때문에 아버지 병세가 악화해 돌아가시게 됐다는 죄책감의 감옥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보다 더 큰 벌은 없을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유씨의 부친은 지병으로 인해 투병하던 중 지난 8월 세상을 떠났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대중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기 위해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해 수면장애를 겪었고, 배우로서 삶에 큰 타격을 입고 따가운 시선을 감내하고 살아가야 한다”며 “우울증이 수반된 잘못된 선택으로 피고인이 치르게 될 대가는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이 막대하단 점도 헤아려 달라”고 했다.

또 “피고인은 초범으로 동종 전과가 없고 자신의 수익을 취약계층과 나누는 등 공헌해 왔다”며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겼지만 지금까지 사회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온 사실은 변치 않으므로 잘못된 선택과 별개로 이를 감안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원정 마약 투약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한 반박도 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미국 LA 대마 흡연은 여행 중 분위기에 휩쓸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이뤄진 것일 뿐”이라며 “사건 전에도 월 1회 주기로 미용 관련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는 피고인이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해 입막음을 시도했다고 주장하지만 원심은 이를 무죄로 선고했다”며 “검사는 혐의를 증명할 만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맞섰다.

유씨는 2020년 9월부터 작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을 위한 수면 마취를 받는다며 180여 차례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 수면제 스틸녹스정과 자낙스정을 총 1100여정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올해 1월 최씨 등 4명과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부추겼다는 의혹도 있다. 이외에 범행을 숨기려 또 다른 공범인 유튜버 양모씨를 해외로 도피시키고 다른 공범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유씨의 마약류 상습 투약 및 대마 흡연, 의료용 마약 상습 매수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다만 대마 흡연 교사 혐의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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