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 신경계 질환약물 ‘KM-819’
올 12월 중 자금 문제 해결 가능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배우면서 하겠다는 자세로 17년간 준비했다.”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가 지난 2007년 회사 창립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소회를 드러냈다. 바이오 전공자가 아님에도 신약 개발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별관 5층 코스닥협회 강당에서 의약품 개발 기업 카이노스메드의 기업설명회가 진행됐다.
이기섭 대표는 이날 “17년이란 시간이 지나 여기까지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나는 IT 출신이고 개인적으로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배우면서 하겠다는 자세로 17년 동안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수차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고 기술성평가에서 두 번 떨어졌을 당시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거 같다”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생명과 관련된 일이 보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돈을 벌기 보다는 공익의 개념을 갖는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환자들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업설명회는 퇴행성 뇌 신경계 질환약물 ‘KM-819’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KM-819는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함과 동시에 신경세포 보호효과까지 듀얼기능을 가진 퇴행성 뇌신경계 질환을 타겟으로 개발되고 있는 약물이다. 국내에서 파킨슨병 형제 질환으로 분류되는 MSA(다계통위축증) 임상 2상을 진행했고 미국에서는 파킨슨병 치료제로 임상 2상 Part 1 완료 및 Part 2를 앞두고 있다.
김은희 카이노스메드 부사장(충남대 교수)는 “어느 물질이든 디자인부터 시작해 사람에게 적용될 때까지 많은 과정이 있는데 이것이 현실화 돼서 대단히 감개무량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카이노스메드에 KM-819을 기술 이전한 바 있다.
김 부사장은 “KM-819는 경구투여제로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항체치료제 주사제 대비 범용성과 환자 편의성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MSA는 현재 전혀 약물이 없기 때문에 병용해서 임상을 진행하면 더 빨리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앞서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8월 MSA 한국 임상 2상 진행 중 자진철회를 결정했다. KM-819 투약 후 복용환자 1/3에서 간수치가 상승하는 등 이상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찰 결과, 간수치 검사를 자주하면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KM-819 중단 후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시작하면 일주일 이내로 간수치가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KM-819의 직접적인 독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이차적인 면역반응을 촉발해 생긴 간염으로 회사는 추정하고 있다. 또 간수치 증가는 일회성으로 이후 재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종식 차병원 교수는 “KM-819는 MSA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동물모델에서 실증됐고 본 임상시험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징후를 강하게 보였다”며 “간수치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나 적절한 치료로 쉽게 회복할 수 있어 간부전으로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노스메드는 내년 KM-819의 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MSA 한국 임상2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후 미국 내 임상 2상 사이트 확장을 거쳐 오는 2028년 희귀의약품 지정 및 패스트 트랙을 추진하고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이기섭 대표는 “지난 2~3년간 바이오 자본시장은 마치 푸른 초원이 사막으로 변한 것처럼 좋지 않았다”면서도 “해외로 투자 활로를 찾았고 수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여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현재 회사는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문제를 올해 12월 중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회사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미국 내 1티어로 분류되는 핵심 기업들이 연내 투자를 진행하기로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