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티웨이, 대한·아시아나 합병으로 LCC 최초 유럽 노선 운항 중
장기 수익 위해서는 항공기 안전 문제·SAF·대명소노 위협 뿌리쳐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승인 요건으로 유럽 노선 4개를 이관받은 티웨이가 유럽 노선 운항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도 전에 곤란에 빠졌다. / 티웨이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승인 요건으로 유럽 노선 4개를 이관받은 티웨이가 유럽 노선 운항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도 전에 곤란에 빠졌다. / 티웨이항공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승인 요건으로 유럽 노선 4개를 이관받은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유럽행 노선 운항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난관에 빠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CC 3위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항공기의 안전 및 일등석 문제와 유럽 사업 지속을 위해 구매해야 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의 높은 단가,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사 인수 노림수를 두고 고민 중이다.

그간 유럽 노선에 대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장 지배력은 사실상 100%에 가까웠다. LCC들이 중단거리노선 경쟁 포화에 장거리 노선으로 눈을 돌렸어도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과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이 FSC 위주로 배정됐을 뿐더러, 유럽 운항의 핵심 요소인 대형 항공기와 조종·정비 인력 미흡도 유럽 시장 진출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하면서 하반기부터 LCC의 유럽 진출이 이뤄졌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인천~자그레브, 로마, 프랑스,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을 5개 노선을 대한항공의 A330-200 등을 활용해 운항 중이다. 

문제는 티웨이항공이 유럽 취항을 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임차한 A330-200 5대 중 1호기인 HL8211이 잦은 고장으로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HL8211은 8월 28일 첫 운항에 나섰으나 인천과 파리를 오가는 비행 중 유압유가 누유되는 기체결함이 있었다. 이 항공기는 현재 국제선에 투입돼 운항 중인데, 9월 8일에는 제주발 김포행 TW706편에 투입됐다가 또다시 기체결함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항항공이 HL8211 이관에 앞서 항공기를 완벽히 점검했어야 할 의무가 있고, 티웨이항공이 8월 초에 한번 더 유압계통 점검과 특별점검을 거쳤다고 밝힌만큼 양사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합병을 앞두고 서둘러 비행기를 넘기려 했고, 티웨이도 이관에 급급해 그걸 받았는데 어느 쪽 과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점검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은 대한항공의 B777-300ER를 임차받으면서 내실 닦기를 건너뛰고 외연 확장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B777-300ER을 일등석을 판매했던 상태 그대로 티웨이항공에 전달했다. 항공 법규 상 항공기 시트맵을 고시해야하는 까닭에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에 일등석 좌석이 노출됐고, 이에 티웨이항공이 '비용 최소화'라는 LCC 본연의 사업 모델을 벗어나 일등석으로 수익화를 노린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는 티웨이항공의 일등석 도입은 검토 중인 상황이다.

한 LCC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항공기를 티웨이 입맛에 맞게 고쳐줄 필요는 없어 그대로 전달했고 이에 티웨이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본다. 언제까지 낮은 가격으로 유럽 노선 장사를 할 순 없을 것"이라며 "일등석을 도입하는게 수익성 측면에서 나을 테지만 대한항공 가격으로는 받을 수 없고 LCC 정체성도 애매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병 후 대한항공이 유럽 노선 공급을 늘리면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도 크다. LCC로써는 최대의 수혜를 받았지만 유럽 노선 운항에 있어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라고 했다.

티웨이항공 홈페이지
티웨이항공 홈페이지

지속가능항공유(SAF)의 높은 비용도 유럽 사업의 걸림돌이다. SAF는 현재까지는 항공업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다. 특히 유럽은 탄소절감에 상당한 무게를 두는 지역으로 유럽 하늘에 항공기를 날리기 위해서는 2025년까지 2% SAF를 의무화 해야한다. 

다만 SAF가 기존 항공유 대비 생산 단가가 큰데다 한국 내 SAF 생산 능력은 제한적이라 대한항공 등의 대형 항공사는 대부분의 SAF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LCC인 티웨이항공이 비용 장벽을 깨기 위해서는 항공운임을 상승시켜야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진입장벽을 낮춰 승객을 유치하려는 티웨이항공의 전략과는 반대된다.

대명소노그룹의 인수 노림수에서도 경영권을 지켜내야 한다.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은 최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적극적인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LCC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항공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리조트 사업에서 큰 효율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의 1대 주주인 예림당(30.05%)의 격차는 약 3.3%포인트다. 또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를 사들인 대명소노그룹은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지분 11%에 대해서도 내년 6월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해뒀다. 업계는 기존 최대주주인 예림당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노력 중이나 자금력에서는 열세에 몰렸다고 분석한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되지만 유럽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항하지 못할 경우 운수권을 뱉어낼 가능성이 있다. 유럽은 계절에 따라 수요가 급변하는데다 중동과 유럽 항공사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항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합쳐진 메가 LCC가 탄생할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한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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