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글·메타 CEO, 당선 축하 메시지…트럼프 “빅테크들은 자유로워 질 것“
트럼프·밴스 빅테크 독과점 비판…로이터 “완화 정책 내놓을 것”
바이든 AI 규제는 철회 전망…규제 완화시 미국 AI기술 초격차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미국 빅테크들도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닝메이트 J D 밴스 부통령 후보는 페이스북·구글·애플 등 빅테크의 독과점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으나 미래 산업인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에는 바이든 정부보다 허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8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빅테크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AI 규제와 독점 금지 같은 핵심 이슈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게 되자 빅테크 수장들은 앞다퉈 트럼프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X에 "45대 대통령이자 47대 대통령인 트럼프의 놀라운 정치적 복귀와 결정적인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최고경영자)도 "트럼프의 승리를 축하하며 당선인 행정부와 협력해 미국과 전 세계에 새로운 성장과 기회를 창출하는 혁신을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일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며 트럼프와 척을 졌던 테크 기업들이 트럼프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며 관계 회복에 힘쓰는 것이다.

트럼프와 빅테크는 오랜 악연을 이어왔다. 메타는 2021년 트럼프의 임기가 끝나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했고, 구글과 애플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결집되던 팔러를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던 전례가 있다. 밴스 부통령 후보 역시 2월 자신의 X에 구글 알파벳의 기업분할을 지지글을 올리는 등 빅테크의 독과점을 강도 높게 비난해왔다.

다만 최근 트럼프가 "올바른 대통령만 있다면 빅테크들은 자유로워질 것이다. 모두 좋은 상태가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등 빅테크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구글 해체 방안을 중단시키고 반독점 관련 완화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바이든 정부 체제에서 진행 중인 구글에 대한 법무부 소송은 2건이고, 메타와 아마존 또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반독점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상태다. 이들은 이번 선거 결과로 규제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

AI 시장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마련한 'AI 행정명령'을 취임 후 취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1월 AI 행정명령에 서명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오픈AI의 시장 독점 의혹에 대한 조사 준비에 들어가는 등 안전성, 윤리성을 고려한 규제 범위 내에서 AI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기조로 일관해왔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AI가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독점 논란으로 기업을 몰아세우는 것에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하고 일부는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표현의 자유에 뿌리를 둔 AI 개발로 대체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밴스 부통령 당선인도 'AI 행정명령'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7월에는 상원 청문회에서 "선제적 과잉 규제 시도가 기존 빅테크 기업들을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냈다.

규제가 완화되면 현재 앞서가고 있는 미국 AI 기술이 다른 나라와의 AI 기술과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수 있다. CNN은 "잠재적 규제 완화에 따른 미국의 AI 미래는 영국과 EU보다 앞선 혁신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재선이 H-1B비자(취업 비자) 발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민 문제나 취업 비자 발급 문제에 영향이 생기면 AI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 기술 기업들에 잠재적인 타격이 생긴다. 이민자 의존도가 높은 아마존과 같은 리테일 기업들은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박정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