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 플랫폼 '익시오' 출시...통화에 방점 둔 AI 에이전트
B2B 중장기 전략은 '올 인 AI'...인프라·플랫폼·데이터 3축으로 매출 확대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통신 3사가 연이어 인공지능(AI) 전략을 발표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7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사 중 마지막으로 AX(인공지능 전환)전략을 공개했다. B2C(개인서비스) 시장은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활용하고 B2B(기업사업)는 AIDC(AI데이터센터)와 '익시 엔터프라이즈'로 공략할 방침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발전하는 AI 기술을 서비스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건 성능 좋은 엔진이 아닌 쓸모 있는 자동차다"라며 "기업의 AI 역량과 빅테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AI 응용 서비스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LG유플러스의 AI 비서 '익시오'가 공식 출시됐다. 익시오는 LG AI 연구원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에 구글 제미나이를 더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LM)이다. 여러 LLM을 섞은 멀티LLM 에이전트로써 경쟁사 SKT가 1년 앞서 공개한 '에이닷'과 비슷하다.
다만 에이닷이 여러 LLM을 한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멀티 에이전트 기능, 음악·미디어 추천, 사진 편집, 증권정보 제공 등 AI 서비스를 폭넓게 가져가고 있다면 LG유플러스는 통화에 방점을 뒀다. 자사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LLM에 학습시켜 통신에 최적화된 경량형 AI를 만든 것이다.
이상엽 CTO는 "이미 일부 서비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기능도 있으나, 익시오는 온디바이스 AI 통화 에이전트다. 통화 내용을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기기안에서 처리해 보안에 특화됐을 뿐더러, 데이터 연결이 안돼도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 CEO도 "통화 역량을 살렸기 때문에 모바일 에이전트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향후에는 같은 LG그룹 계열사 LG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홈 에이전트로도 활용된다. 정수헌 컨슈머부문 부사장은 "홈 영역은 LG유플러스만 갖고 있는 레이어(Layer)고, 이런 특장점이 익시오의 고객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사물인터넷(IoT) 부문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AI를 활용해 이 부분의 독주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빠른 수익화가 기대되는 B2B 부문은 2028년까지 연매출 2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B2B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인프라, 플랫폼(생성형 AI), 데이터 등 기술 혁신에 집중해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인프라에서는 추후 개발 예정인 파주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총 3개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게 된다. 국내 반도체 설계 회사 '딥엑스'와 함께 익시젠을 접목한 AI 반도체도 내년 선보이기로 했다.
플랫폼과 데이터 부문에서는 익시젠을 기반으로 한 B2B 전용 AI 솔루션 '익시 엔터프라이즈'로 차별을 꾀한다. 익시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이 스스로 AI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업데이트하고 관리할 수 있게 돕는 '익시 솔루션', 데이터 관리 플랫폼 'U+ 데이터 레이크', AI 개발부터 학습까지 전체 과정을 자동화하는 머신러닝 작업 플랫폼 '바이올렛' 등 AX 플랫폼 3종으로 이뤄졌다.
또 연내 금융, 교육, 보안 등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개발하고, 기업 상황에 따라 sLLM의 규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파라미터 수를 세분화해 제공할 계획이다.
불투명했던 AI 투자 규모도 드러났다. 황 CEO는 "LG유플러스 전사적 역량을 AI에 결집할 것"이라면서 "1년에 4000억~5000억원 가량을 AI에 투자하겠다. 2028년에는 누적 투자액 2조~3조원이 될 것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통신업은 기지국, 네트워크 장비, 주파수 대역 확보 등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해 독과점의 특성을 갖기 때문에 한번 굳어진 순위가 뒤바뀌기 쉽지 않은 분야다. 다만 LG유플러스는 AI 사업을 통해 오랜 3등 구도를 바꿀 기회를 맞게 됐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