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MS, SKT-퍼플렉시티 양강체제...KT는 LLM 개발, SKT는 AI에이전트 출시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KT가 그룹의 미래가치를 '인공지능(AI)'에 둔 청사진을 5일 발표했다. 저수익 사업 정리와 구조조정, AI 인프라 확보를 통해 현재 6%대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8년까지 9~10%로 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내놓은 것이다.
이날 KT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인 '벨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하며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해 'AICT(인공지능 정보통신) Company'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겠다"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저수익·저성장 사업을 AICT 전략과의 부합 정도와 개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율하는 추진하는 방안과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원을 확충하겠다는 방안 등이 담겼다.
최근 KT는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이 각자의 데이터와 '통신망'이라는 자원을 활용해 AI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KT의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이 보도됐다. 올해 6월 기준으로 1만9370명인 KT의 직원을 5700여명 조정하겠다는 내용인데, 최종적으로는 KT임직원 1723명이 신설 자회사 2곳으로의 전출을 신청하고 2800명이 특별희망퇴직을 신청했다. KT 본사 직원의 23% 수준으로, KT가 목표했던 재배치 규모를 어느정도 이뤘다.
신설 자회사 KT 넷코어와 KT P&M는 기설치된 유선케이블의 유지보수를 맡게 된다. 쉽게 말해, 본사의 AS 사업부를 자회사로 떼어내 외주화하는 것과 같다. 케이블의 품질은 통신 속도와 안정성에 적접적인 영향을 미쳐 통신 산업의 근간으로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통신망에 숙련된 인력을 해체하는 것이 향후 통신 기능 문제로 이어질지 우려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에 김영섭 대표는 "현장 인력의 70% 이상(9200여명)이 50대 이상인데 이 인력의 정년 도래 후를 고려해야 한다"라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KT가 AICT 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으나 현재의 구조로선 AX 혁신이 어렵다. 구조조정이 아닌 구조혁신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후 첫 인력 조정을 단행하는 건 AI를 위해서다. 지난해 취임 당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약속했으나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말을 바꿨다.
이번 현장 직군 중심의 다운사이징 뿐만 아니라 AICT 기조와 어긋난 사업들이 정리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메타버스 서비스 메타라운지 및 지니버스, 가상자산 플랫폼 민클이 종료됐다. 디지털 물류 자회사 롤랩도 매각했을 뿐더러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도 철수됐다. 지난 1년 간 수익성 떨어지는 사업 부문이 착착 정리된 것이다.
동시에 글로벌 클라우드 2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은 확대된다. 지난해 10일 KT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MS와 5년간 총 2조4000억원을 절반씩 보태 AI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년 상반기에는 GPT-4o 기반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선보이기로 했다. 반면 경쟁사 SK텔레콤이 손잡은 퍼플렉시티는 오픈AI GPT, 앤스로픽 클로드 등 여러 LLM을 활용하는 '검색엔진' 기업이며, SK텔레콤의 AI 플랫폼 '에이닷'과 연내 출시하는 '에스터' 또한 멀티LLM에 기반한다.
KT는 통신사 최초로 빅테크와 협력해 거대LLM을 개발하게 됐지만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구성원 재배치 및 희망퇴직을 수반하는 만큼 내홍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영섭 대표는 “KT가 MS와의 협력으로 최고의 AI·클라우드 역량을 갖추게 되면 KT는 국내 고객에게 가장 빠르고 안전한 A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AI·클라우드 허브로 도약을 선도하는 KT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