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삼성에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KIA 선수들이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삼성에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KIA 선수들이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12번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의 밑바탕에는 이범호 감독의 ‘형님 리더십’과 세대별로 핵심 선수가 고루 배치된 완벽한 ‘신구조화’가 있다.

KIA는 이번 시즌을 대비한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부터 악재를 만났다.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해임됐다.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던 2월 KIA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팀을 이끌고 있던 이범호 1군 타격 코치를 후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2019시즌을 끝으로 KIA에서 은퇴한 이범호 감독이 1군 사령탑을 맡는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었다.

1981년생인 이범호 감독은 1980년대생 최초이자 현 10개 구단 감독 가운데 최연소다.

초보 사령탑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오히려 그는 이를 강점으로 삼고자 했다. 권위보다는 형처럼 푸근한 리더십을 내세운 이른바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감독과 선수가 하나가 된 ‘원팀’ KIA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고, 7년 만이자 통산 7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차전을 7-5로 승리하며 4승 1패로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이범호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차전을 7-5로 승리하며 4승 1패로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이범호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KS 무대에서도 이범호 감독의 공감 능력과 결단력을 갖춘 리더십이 돋보였다. 선수단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 용병술도 힘을 발휘했다. 적재적소에 투입된 선수들은 부여받은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그 결과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마크했다.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팀 통산 12번째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울러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이래 7년 만에 다시 한번 정규시즌과 KS 모두 우승을 거머쥐는 기쁨을 안았다.

이범호 감독은 취임 첫해 통합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또한 42세11개월3일로 선동열 감독이 2005년 삼성 사령탑 시절 기록한 42세9개월9일에 이은 역대 2번째 최연소 취임 첫해 통합 우승을 이뤄낸 사령탑이 됐다.

친근한 형 같은 이범호 감독의 지도력 덕분에 KIA는 올 시즌 내내 신구의 조화를 이뤘다. KIA 선수단 면면을 보면 1980년대생, 1990년대생, 2000년대생까지 연령대가 고루 분포돼 있는데 모두 각자의 역할을 잘 해냈다. 베테랑 최형우는 KS 최고령 홈런(40세 10개월 12일)을 쳤고, 양현종은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36세 7개월 22일)을 따냈다. 또한 주장 나성범과 35세 동갑내기 김선빈과 포수 김태군은 든든하게 팀의 중심을 잡았다.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에 승리하며 7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에 승리하며 7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건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정규시즌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포함해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양산한 김도영은 KS에선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빠른 발로 삼성 마운드를 뒤흔들었다. 투수진에서는 정해영, 김도현, 곽도규, 황동하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완벽한 신구조화에도 이범호 감독은 ‘왕조’ 타이틀에는 손사래를 쳤다. KS 5차전이 끝난 뒤 만난 그는 “올해 우승은 올해로 끝난다. 선수들은 자만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우승을 거머쥔 이 감정을 내년에도 느끼고 싶다는 간절함이 필요하다”며 “왕조를 세우는 건 굉장히 어렵다. 내년에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선 세밀한 부분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선수들은 거만해지지 않아야 한다. 다시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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