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키가 작아서 안 될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 편견을 깼다는 것이 어린 선수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다.”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IA 타이거즈 김선빈의 소감이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S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7-5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의 ‘V12'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KS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단연 김선빈이다. 그는 5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2루타 3개, 3루타 1개를 적재적소에서 터뜨리며 삼성 마운드 운영을 어렵게 했다. 결국 그는 활약을 인정받아 기자단 투표 99표 중 46표(46.5%)를 획득하며 팀 동료 김태군(45표)을 한 표 차로 제치고 MVP 트로피와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EV6를 받았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부상으로 받은 차량은) 이미 장모님께서 알아보고 계신다. 1표 차이로 MVP가 결정된 것을 방금 들었다. (김)태군이가 받았어도 인정했을 것이다. 워낙 잘했다”고 팀 동료부터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광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전라남도 화순 토박이로 화순초등학교, 화순중학교, 화순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자연스럽게 KIA로 향했다. 2008년 KIA 입단 후 줄곧 KIA에서 활약 중인 김선빈에게 이번 우승은 특별하다. 광주에서의 첫 우승인 덕이다. 지난 2009년과 2017년 우승은 모두 잠실구장에서 이뤄냈다. KIA의 이름을 달고 처음 우승할 당시 막내뻘이었던 그가 어느덧 베테랑이 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첫 우승을 선사한 것이다. 김선빈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달성한 우승은 의미가 크다. 아울러 KS MVP까지 받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또한 이번 우승과 MVP 수상으로 그와 비슷한 어린 선수들에게 용기를 준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작은 키로 ‘무등 메시’라는 별명이 붙은 김선빈은 “프로에 입단할 당시 키가 작아 ‘안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 편견을 깬 것 같다. 현재도 프로에 단신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 선수들이 잘 하고 있다. 제가 그 편견을 깼다는 것은 어린 선수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KIA는 정규리그에서 2위 삼성에 9경기 앞섰고, KS에서도 4승 1패로 전력의 우위를 보였다. 그리고 김선빈은 팀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 자체가 우리 팀이 강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면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부담을 갖기 보다는 즐겁게 경기했다. 선수들이 부상만 조심한다면 ‘KIA 왕조’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