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RX은행지수 이달 7% 반등...외국인 선호도 높아져
25일 KB금융 8.3%대 급등...순이익 증가에 주주환원 매력 높아
신한지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확대로 CET1 손실 방어
4대 금융지주. / 연합뉴스.
4대 금융지주.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은행주가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진행된 적극적인 주주환원 움직임과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정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꾸준한 자본관리 노력을 통한 자본적정성 확보로 꾸준한 상승세가 전망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초부터 지난 25일까지 KRX은행지수는 7.30%(887.12→951.89)나 상승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25일에만 KB금융지주(+8.37%, 10만1000원)·하나금융지주(+4.07%, 6만6500원)·신한지주(+3.39%, 5만8000원)·우리금융지주(+2.58%, 1만8080원)·IBK기업은행(+1.87%, 1만4720원)·BNK금융지주(+3.88%, 9910원)·JB금융지주(+3.98%, 1만8290원)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같은 은행주의 상승은 지난주 은행권이 안정적인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한 배당 시즌이 돌아오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권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은행주에 투심이 몰렸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지는 것과 달리.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올해 4대 금융지주를 1조2600억원 가량 순매수 했다. 이에 28일 기준으로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77.91%→78.42%로 들어 0.51%가 늘었으며, 신한지주는 61.21%→61.50%로 0.29%가 증가했다. 또한 우리금융지주는 44.57%→45.46%로 0.89%가 올랐다.

이처럼 지분율이 증가한 것은 금융지주사가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4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3%가 증가한 4조395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누적 수수료이익도 2조8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의 경우,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지난해 동기 대비 4%가 오른 1조23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이나, 3개 누적 분기 기준으로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0.3%가 증가한  9036억원을 기록, 시장 전망치에 대부분 부합했다. 

다만 시장은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놓았지만, 내용은 아쉽다는 평가다. 4대 지주 모두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며 순이자마진(NIM)이 직전 분기 대비 5bp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출 성장률이 높았으나, 성장률의 대부분이 위험가중치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 대출 위주로 집계됐다.

은행주의 매력은 밸류업 의지에 따라 나뉘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보통주 자본비율(CET1) 상승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CET1이란 주주환원책의 기준으로 삼는 건정성 지표로, 금융당국은 이를 12~13%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규제 비율은 7%를 기준으로 한다. 

특히 신한지주의 경우, 계열 증권사의 ETF 운용 1300억 손실과 해외 대체투자자산 손익 등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었다. 물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등, 보통주 자본비율(CET1) 손실을 방어했다. 또한 신한지주는 실적 발표와 함께 자사주 매입 4000억원을 공시했다. 올해 4분기 중 2500억원, 내년 1분기 중 1500억원을 취득할 예정이다.

시장은 이 같은 분할 매입이 다음 분기 실적 발표까지 발생할 수 있는 매입 공백을 채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 매입 규모인 2500억원은 시장의 기존 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신한지주가 매년 4%씩 환원율을 높여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을 고려하면, 향후 CET1 비율의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배당금 1조1000억원을 합산하면 올해 전체 주주환원율은 37.1%로 예상한다"며 "신한지주는 2027년까지 주식수 5000만 추가 감축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는 현 주가 수준에서도 3조원 규모에 달해 내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조정, 목표가도 기존 대비 9.7%상향 조정했다. 

KB금융지주의 주주환원책도 눈여겨볼 만 하다. 실적 발표 전일 KB금융지주는 밸류업 공시에서 CET1 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공시에 의하면 KB금융지주는 연말 13% 초과 자본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전부 사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하반기에도 자기자본이 13.5%를 초과할 경우, 추가 주주환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KB금융지주의 3분기 CET1은 13.8%로 이전 분기 대비 25bp 추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가 상반기 투입한 7200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1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소각할 예정으로, 올해 주주환원에 투입될 전체 규모만 8200억원을 달성하게 된다. 

이에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의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9월 말 기준 BIS비율은 16.75%, CET1 비율은 13.85%로 이전 분기 대비 12bp와 25bp 개선이 예상되는데, 환율변동이나 일부 하락요인에도 불구, 견조한 순이익 증가와 자본관리 노력으로 높은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밸류업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으로 평가 받는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7배로 은행 평균(0.49배)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총 배당 수익률은 평균치를 웃돌고 있지만, 주주환원책 발표 측면에서 타 은행에 비해 부진한 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7월 밸류업 공시에서 CET1 비율에 따른 주주환원책을 발표, 공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고 있는 타 은행사 대비 소극적인 목표치를 공개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12%로 타 은행사 대비 낮은 편에 속하고, 비은행 인수 등 M&A영향으로 성공 여부에 따라 자본비율에 추가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총주주환원율 확대를 위해 CET1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금융사들의 모든 성장 전략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맞춰질 것이며, 은행들이 목표한 PBR 달성 전까지 비은행 M&A와 같은 결정은 회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타 업권 대비 견조한 거버넌스 환경과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기조가 현재와 같이 지속된다면 주주환원률은 점차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은 최근 은행주의 주가 상승이 밸류업 기대감을 선반영한 것으로 보고, 향후 높은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김 연구원은 "은행들의 경상 ROE가 최소 8% 이상을 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총주주환원율이 계속 상승한다면 국내 은행주의 만성 규제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면서 "예상외의 악재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은행 평균 PBR이 0.6배까지 상승할 수 있으나, 밸류업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아 상승세는 완만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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