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건설업계 부도·폐업 전년보다 증가…전국적으로 늘어나
건설업계 위기 가속화올해 경제성장률 하향 우려
서울시내 한 아파트 공사장의 모습. /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아파트 공사장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문을 닫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올해가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많아졌다. 부도가 난 건설사는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이 집중된 지방에 대부분 분포했지만,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도 나타났다.

문제는 연말 결산이 다가오면서 부도나 폐업으로 몰리는 업체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내수 경기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건설 경기 악화로 당초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2.4%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25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0월(24일 기준) 부도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 25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곳 △경기 3곳 △부산 5곳 △대구 1곳 △광주 2곳 △울산 1곳 △강원 1곳 △충남 1곳 △전북 1곳 △전남 4곳 △경북 2곳 △경남 2곳 △제주 1곳 등이다.

건설업계 폐업도 증가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전국에 357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294곳) 대비 21.4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1427건에서 1536건으로 7.6% 늘었다.

폐업 사유는 대부분 '사업 포기'가 가장 많았는데, 공사비 급등과 미분양 증가 등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등록의 경우 면허에 따라 다른 양상이다. 올해 1~9월 누적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전년 같은 기간(803건)보다 56.91% 감소한 346건에 그쳤다. 반면 전문건설사 신규 등록은 지난해 1~9월 누적 3565건에서 올해 1~9월 누적 3824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p) 하락한 81.6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02.9에서 107.4로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84.5에서 76.0으로 떨어졌다.

건설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성장률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에 그쳤다. 이는 한은이 8월 전망한 0.5%의 5분의 1 수준이다. 건설업 성장률이 -0.7%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건설 투자도 3분기에 2.8% 줄었다.

2분기 역성장에 이어 3분기 성장률도 부진함에 따라 올해 한은이 예상한 2.4% 성장률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수출부진으로 전반적인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말 자금난 등의 영향으로 부도 업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 결산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부도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정부의 선제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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