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타개 이달말 SK 경영진 CEO 세미나
최 회장, 내달 초 'SK AI 서밋'서 'AI 비전' 주제 기조연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제공

[한스경제=김태형 기자]  SK그룹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하반기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룹 리밸런싱(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집중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7일 SK그룹에 따르면 이달 말 경영진 ‘CEO 세미나’와 내달 초 'SK AI 서밋 2024' 등의 행사를 잇달아 열고 계열사 최고 경영진들이 모여 하반기 경영상황 점검과 내년 경영전략을 마련한다. 또 계열사들과 함께 테크 세미나를 열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공존 방안 등을 논의 한다.

SK그룹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고 경영진 CEO 세미나를 열고 인공지능(AI) 전략 방안과 그룹 리밸런싱(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해 집중 토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EO 세미나의 핵심 주제는 그룹 최대 관심사인 ‘AI’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과 함께 AI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이미 지난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에서도 AI를 중점 주제로 다루었었다. 

지난 6월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100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어 8월 이천포럼에는 AI 칩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기술력으로 승기를 잡고 있는 만큼 향후 5년간 82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더불어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 '솔루션 사업자'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것을 논의했다.

또 지난 달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최 회장은 투자에 대해 "반도체 부문에서 투자해야 하고 AI 애플리케이션(앱)과 데이터센터 설루션을 개발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성부터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들까지 가능한 효율적이고 기능 좋은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사람의 모든 생활과 사업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고 AI도 그렇게 될 것이다"며 "많은 제조기업이 20~30년 내 AI의 상품을 파는 회사로 바뀔 수 있을 정도"라고 AI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잘 정제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AI를 훈련시켜야 하지만 개별 기업이 이렇게 하긴 쉽지 않다”면서 “제조업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한쪽에서만 생각해서는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면서 “안전, 에너지 관리, 공정 효율성 등 제조회사들의 특성을 잘 활용해 데이터를 함께 공유하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룹 리밸런싱 방향과 함께 '운영효율개선(OI)'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창원 의장은 계열사 CEO들에게 사업 매각이나 재편 외에도 기존 사업 운영 효율을 높여 생존 능력을 확보할 것을 강조했다. 

SK그룹은 이번 CEO 세미나가 끝나고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은 매년 12월 첫째 주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단행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1~2주 정도 앞당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SK그룹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1일 통합된 SK이노베이션이 출범하는 만큼 이때에 맞춰 계열사별로 인사와 조직개편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그룹은 상반기 리벨런싱을 통해서 종속회사 수를 올해 초 716개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667개로 49개 줄였다. 업계에서는 종속회사 수를 4대 그룹의 60~70개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대표로 선임되기도 했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CFO를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리밸런싱과 구조조정이 더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SK E&S를 합병한 SK이노베이션은 내달 자산규모 100조원의 초대형 합병법인으로 재출범하는데 석유화학사업 분야에서 재생에너지 등 미래에너지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반도체 이물질을 세척하는 고순도 세정 가스를 생산하는 SK스페셜티 매각에 대해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선정한 만큼, 향후 매각이 성사되면 탄탄한 재무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네이트온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SK컴즈는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지난해 86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컴즈는 앞서 2015년에 IHQ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또 분리막 제조사 SK IET와 SK엔펄스의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차원에서는 다음 달 4~5일 AI 테크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AI 전 분야에 대한 키노트 발표와 전시, 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SK 테크 서밋'으로 운영하던 것을 올해부터 ‘SK AI 서밋’으로 이름을 바꾸고 AI 중심의 행사로 진행한다. 

이는 AI로 급변하는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최 회장은 첫 번째 키노트 연사로 나와 ‘협력과 생태계로 만들어가는 SK의 AI 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또 AI 전 분야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모두 모여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공존법을 논의하고 AI 전 분야에 대한 생태계 강화 방안도 논의된다.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 겸 사장, 라니 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총괄 부사장, 스티븐 발라반 람다 CEO 등 AI와 관련된 주요 글로벌 인사들이 참여하며 사티아 나넬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축하 인사를 보낸다.

그룹에서는 유영상 SK텔레콤 CEO와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SK의 AI 전략과 제품 개발 현황을 공개하는 ‘AI 언팩(AI Unpack)’ 쇼케이스도 선보인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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