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건수 4만3000건 증가...이자감면액도 5.8억원 달해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카드업계의 금리인하요구권 공시 의무화 이후 2년이 흐른 현재, 국내 카드사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승진이나 취업 등으로 상환 능력이 개선된 대출 고객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등, 1금융권은 물론 저축은행·카드사·보험사 등의 2금융권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이는 2019년 6월부터 법제화가 됐으며,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022년 8월 말부터 반기마다 카드사 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1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평균 66.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60.2%) 대비 6%포인트(p)가 상승한 수치다. 공시 시작 전인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서는 무려 16%p 가까이 올랐다.
카드업계는 수용률의 상승과 더불어 신청 건수·이자감면액도 함께 늘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는 공시 의무화 이후 금융소비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의 취지와 부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8개 카드사 합산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27만65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만3000건이 늘었다. 또한 이자감면액 역시 46억2900만원에서 52억1200만원으로 약 5억8300만원이 증가했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롯데카드가 8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카드가 72.84%였으며 KB국민카드(73.43%)·신한카드(69.96%)·BC카드(63.81%)·우리카드(59.96%)·하나카드(59.22%)·삼성카드(47.63%)의 순이었다.
반면 카드사들의 인하 금리 평균은 지난해 상반기 0.76%에서 0.62%로 0.14%p가 낮아졌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의 경우 신청자의 대출금리, 상환능력 개선 여부가 각각 따르기 때문에 매해 카드사 마다 수치의 편차가 심하다"면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인하요구권 승인건수 상승을 통한 이자감면액 확대는 향후 카드사들이 풀이나가할 과제로 꼽힌다. 올 상반기 8개 카드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국내 5대 은행(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비교해 약 20%p(은행 40.5%) 이상 높았지만, 신청 건수와 이자감면액 등의 세 가지 항목 모두 5대 은행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5대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와 이자감면액은 각각 28만2000건, 55억5100만원으로 8개 카드사의 합산보다 약 5500건, 3억3000만원이 많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주댐대·오토론·신용대출· 기타대출·할부·리스 등의 대출을 취급하는 만큼,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되어 있다"면서 "이에 따른 대출 규모 역시 은행보다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