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과 주택가격 동향 맞춰, 기준 금리 결정할 듯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25bp 인하했다. 이는 3년 2개월만의 인하로, 경기 침체 우려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2021년 8월 이후 첫 통화 긴축 기조다.
11일 금통위가 38개월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한은의 이번 25bp 인하 결정에는 물가상승률과 외환시장에 대한 금리 완화 의견이 담겼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으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됐다"며 통화 기조 전환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과 달리 금융권에선 이번 결정이 경기 침체가 더 악화되기 전에 서둘러 금리 인하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이번 결정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금리 결정임을 인정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내수 회복 지연으로 8월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금리인하 결정에 대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가계대출 증가다. 실제로 가계대출은 올해 4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다 9월 하락 전환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9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중 금융권 가계대출은 8월 대비 5조2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8월(9조7000억원)에 지해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은 9월 한달동안 6조9000억원이 증가해, 8월(8조5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역시 9월 6조2000억원으로 8월(8조 200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추세를 참고해 한은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감소 현상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9월 1일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계대출은 올해 4월 4조1000억원, 5월 5조3000억원, 6월 4조2000억원, 7월 5조2000억원, 8월 9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올해 8월은 3년만에 최고치를 갱신하며 시장의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금융당국이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에 나서며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가 집값이나 가계대출 동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종전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나, 주택 등 부동산 자산 매입 시 자금조달 이자 부담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수 있다"면서 "다만 9월 미국 FOMC의 기준금리 빅컷 인하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 됐고,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움직임이 더해져 10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발현이 제한적일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은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대출금리 하락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끌어올리고,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0.25%p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1년 이후 0.43%p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p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 폭이 2배가량 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인하 이후 올해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번 금리 인하가 신규 대출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기존 대출자의 투기 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또한 한국은행의 이번 인하 시점이 시장 전망치에 비해 빨라졌다고 하지만 추가 인하를 위해선 경기 회복에 대한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향후 전망치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며, "이번 금리 인하는 인하를 하지 않고서는 관련 영향과 효과를 알 수 없는 만큼, 연말까지 현재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