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일 환경부 주관 '대한민국 ESG 포럼' 개최
홍종호 교수 "기후위기·탄소중립, ESG경영의 시작"
값싼 태양광 주목..."그린·디지털 모두 잡아야"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사진=정라진 기자.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사진=정라진 기자.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 세대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현재의 우리와 다음 세대를 위해 '기후위기'라는 엄청난 위기 상황은 우리에게 굉장한 사명감을 준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것이 'ESG 경영의 미래'라고 판단했다.

◆ "기후위기 대응, 곧 ESG경영의 시작"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시작은 화석연료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1850년이다.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탄소 배출 역시 증가했다. 이런 영향으로 20세기 후반에는 지구 표면 온도가 수직선에 가깝게 상승했다.  

홍 교수는 "지난 1만년 동안 지금이 가장 덥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이 있다"며 "지금 이대로 탄소배출을 지속한다면 2100년에는 100만년 동안 가장 더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억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가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홍 교수가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48도 상승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일년 동안 1.64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가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싼 물건 좋게 생산해 경제 성장을 한 나라인데 '한번에 어떻게 바뀌냐'는 생각을 계속한다면, 근본적인 변화를 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에서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많이 뒤처져있다"고 꼬집었다. 

◆ 탄소중립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 필요..."태양광에 주목해야"

홍 교수는 우리나라가 '전환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됐다고 경고했다. 전환 리스크는 탈탄소 사회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를 비롯해 공공기관, 대기업 등에서는 일찍이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빠르면 2030년, 최대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잘 드러난다. 

홍 교수는 "몇 년 전부터 비재무적인 성과도 중요하다며 ESG가 대두됐다"며 "이후 그린워싱이라는 논란이 있어 국가가 나섰다. 유럽은 2025년, 미국은 2026년부터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의 ESG 성적표를 확인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이 된다면 향후 3~4년 내에 특정 기업들은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발생되는 스코프3(Scope3) 배출량까지 보고서에 담아야 한다. 홍 교수는 "이 시스템은 2030년이면 완전히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들은 이미 탄소배출량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며 "금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금융 배출량이라는 말을 쓴다. 투자, 대출해준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어느 정도하는지 실적 보고서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OECD 국가에서 꼴찌다. 지난해 덴마크는 80%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10%도 미치지 못했다.  

홍 교수는 재생에너지 중 태양광에 주목했다. 그는 "2035년이면 전 세계 가장 많은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원은 태양광일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여전히 대한민국은 태양광이 안된다고 말한다. 눈닫고 귀를 닫는다면 현재 국제적 위치에서 떨어지는 길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홍 교수가 태양광에 집중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값싼 가격과 짧은 설치 기간 때문이다. 그는 "선진국 ,개도국 등 태양광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태양광이 제일 싸고, 1년 반이면 1GW(기가와트)를 설치할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앞으로는 '그린'과 '디지털'을 모두 잡아야 한다"며 "특히 인공지능(AI)은 전기 소모가 많지만 효율성이 높은 분야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는 정치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일뿐"이라고 덧붙였다.

 

정라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