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매출액 영업이익률 확대 추세 전망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 초황기를 맞아 실적 개선세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확대, 전기차 보급, 전기 냉난방 증가 등의 전력수요가 늘며 전선,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요국들이 탄소중립, 분산에너지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함에 따라 노후화된 송배전선 교체, 송배전선 증설 등의 수요도 예정돼 있어 전력기기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력기기 산업은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며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전력기기 산업을 대표하는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은 전세계 전력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액이 확대되며 영업이익률도 상승 추세다.
LS일렉트릭(금속부문 제외)은 2022년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발효 이후 국내 대기업들의 북미 시설 투자 영향으로 2019~2021년 평균 2.1조원 수준의 매출액이 2023년 3.7조원까지 확대됐다. 영업이익률도 8.5%로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2019~2021년에 비해 매출이 늘어난 상태로 2023년에는 매출액 2.7조원, 영업이익률 11.7%를 기록했다. 효성중공업의 중공업부문 또한 2023년 매출액 2.6조원, 영업이익률 6.8%로 개선되는 성과를 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전력기기 수요 급증, 성장 동력과 전망은?’ 보고서에서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올해와 내년 매출액 확대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선영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전력기기 3사 합산 수주잔고는 2020년 말 4.9조원에서 2024년 6월 말 약 20조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등 중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력기기 3사의 영업이익률도 과거 대비 크게 향상된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전력수요는 연간 2.7% 증가해 2021년 2만5000TWh(테라와트시)에서 2050년 5만4000TWh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실적을 견인한 북미 지역의 전력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022~2030년 전력수요가 연평균 2.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중 상당 부분의 전력수요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북미 총 전력수요가 2023년 470GW에서 2030년 567GW로 97GW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중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15GW에서 45GW로 증가해 북미 전력수요 증가량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AI(인공지능) 기술이 데이터센터에 적용되기 시작하며 2022년 460TWh였던 전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6년에는 1000TWh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도 국내 전력기기 3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은 전력망의 상당수가 1960~1970년대에 구축돼 전체 송전망의 약 70%가 25년 이상으로 노후화됐다. 설계수명이 약 30~40년인 변압기는 교체주기에 달한 상태로 알려져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바람이 불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려면 전력망이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해 송전선 등 전력망 확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진행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130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로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더해 유럽에서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42.5% 목표)하는 등 재생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채 수석연구원은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실적을 추정해 본 결과 내년까지 매출액 확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률의 경우에도 과거 대비 크게 향상된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인상된 판가 유지, 공급 부족에 따른 공급자의 선별 수주가 각 사의 수주 이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매출액 확대세가 지속되고 개선된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전력시스템이 갖춰진 이후 건설 후반 단계에서 배전기기가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발주되지 않은 미래 수요도 잠재된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