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중심 컨설팅...조직 신설·매뉴얼 강화로 내부통제 이행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투자업계를 향한 금융당국의 내부 통제 강화 요구에 힘이 실리면서 증권사들이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대형 법인과 연계하는 등,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금융사고로 인해 시끄러운 한해를 보내야 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 사태'를 비롯해, 영풍제지 주가 조작, 라임펀드와 홍콩ELS 사태 등 금융 사고들이 이어지면서 내부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금융사고 피해 금액은 총 686억원으로 2019년에서 2022년까지의 평균치를 4배 가까이 웃돌았다.
더욱이 올해 들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이 거세지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가계부채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통해 금융사고에 대응하는 금융업권의 태도에 질타를 던진 바 있다.
이처럼 금융사고 이어지자 지난해 12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금투협)를 중심으로 책무구조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
책무구조도란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명확히 구분해 각 임원이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금융 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는 취지로, 각사의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인 대표이사가 전체 내부통제체계의 활동을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에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월 증권사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전사 부서장 내부통제 업무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임원의 내부통제 이행 조치 여부를 명확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에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관리가 이어져왔으나 보다 명확하고 구체화 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월 책무구조도 마련을 위해 내부통제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기획팀을 신설했으며 내부통제 평가와 관련한 준법감시 인력도 확대했다. 당국이 제시한 기한에 앞서 책무구조도를 도입, 전반적인 회사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내부통제 문화를 조성할 방침이다.
KB증권은 임원 책무 변경·임원 신규 선임 등의 시나리오에 따른 변경관리 파일럿 테스트, 책무구조도 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책무구조도와 관련해 임직원 대상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내부통제 활동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자율적인 내부통제 준수 문화를 구축해 바람직한 내부통제 관행이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역시 내부통제를 담당해온 현업 부서와 책무구조도 마련을 위한 논의하고 있다. 다만 삼성증권은 담당 부서와 인력 배분에 대해 고민 중이다.
아울러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책무구조도 마련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의 컨설팅 내용을 기반으로 각 증권사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으며 대형 증권사에서 보다 뚜렷한 기준이 나온다면 중소형사도 이와 비슷하게 가이드라인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고 말했다.
이처럼 전 금융권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성과에 따라 업부 성적이 판가름 나는 업계 특성상 명확한 책무구도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