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예정된 BOJ 금정위 주목..."연내 인상 시 엔 캐리 매물 출회 가능성"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미국 연준이 0.50%bp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 정책 기조를 4년 만에 전환하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증시는 남아있는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이에 코스피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여 향후 증시의 향방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준은 FOMC를 통해 19일, 기준금리를 4.75%~5.0%로 50bp 인하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첫 금리 인하 결정으로, 연준은 4년만에 통화 정책을 완화시켰다. 12명의 연준 위원 중 11명의 위원이 빅컷 인하에 찬성했으며 1명의 소수의견이 개진됐다.
함께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까지 정책금리 중간값을 4.4%로 기존 대비 0.1% 하향 조정했다. 또한 연준은 내년 정책금리 중간값을 3.37%, 2026년에는 2.87%로 각각 0.1%, 0.05%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점도표를 통해 연준이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남겨두었다고 보고 있지만, FOMC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용 지표가 인위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향후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추가 지표와 전망에 근거해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18일(현지시간) 상승 출발한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아울러 전일 미국 증시 하락세 영향으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인 코스피가 2550선까지 후퇴하며 삼성전자(-2.8%)와 SK하이닉스(-7.8%) 중심으로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결정이 국내 반도체 수출 품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환율 변동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장단점이 상존한다는 설명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9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통화정책 전환을 계기로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 과잉과 러우 전쟁 등 공급망 충격이 중첩돼 촉발됐던 글로벌 복합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을 계기로 내수 활성화와 민생 안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증권가는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남겨두었지만, 인하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해반기 물가 둔화세가 전망되면서 인플레이션 재압력이 있지 않은 한 경기 둔화 국면에서 금리 동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추가 빅스텝보다는 베이비스텝 인하를 전망한다. 장기 중립 금리 또한 2,8%에서 2.9%로 상향 조정된 가운데 이번 인하 사이클은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되돌리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경기 둔화가 나타나며 연착륙 한 이후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빅컷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뒤쳐져 있지 않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이번 정책 결정이 2022년과 같은 지난 정책 실기를 범하지 않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늑장 대응에 대한 연준의 우려가 반영된 선택이었다"고 추정했다.
시장은 20일 예정된 BOJ의 금리 결정이 향후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큰 폭 인하한 만큼, BOJ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할 경우 엔화 강세가 부각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BOJ 스탠스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준이 빅컷 인하를 단행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135엔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BOJ의 금리 동결이 예상되는데 BOJ 총재가 매파적인 스탠스를 피력하고 27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 유세 과정에서 정치인사들의 금리 인상 발언이 지속될 경우 엔화 강세 압력 확대가 엔 캐리 청산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시장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정책 금리 개입을 줄이면서 이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결정과 함께 이번 연준의 인하와 대차대조표 정책, ECB의 통화정책 운영체계 변경, 영란은행 총재의 이자율 위험 관련 연설 등의 공통점은 더 이상 통화정책 당국이 적극적으로 시장 금리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제부터 시장 스스로 금리를 결정해 나가고, 중앙은행은 혹시 모를 상황에 좀 더 세부적으로 대비해 나가겠다는 이야기로, 이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앞으로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