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갑상선 치료제 의존도 낮아
"단일 적응증만으로 출시 후 약 2조원 매출 예상"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한올바이오파마가 글로벌 제약사 이뮤노반트에 기술수출한 그레이브스병 치료제 '바토클리맙'이 동종 계열 최고 약물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출시 이후 매출액이 최소 20억달러(약 2조 6638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며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면역글로불린 수치 감소 효능↑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는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중인 바토클리맙(IMVT-1401)의 임상 2a상 결과와 같은 기전을 가진 'IMVT-1402'의 임상 3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임상에선 항갑상선 치료제(ATD)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바토클리맙 피하주사 고용량을 주 1회 12주간 투약한 후, 저용량으로 전환해 주 1회 12주간 투약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토클리맙 약물 농도에 따라 면역글로불린(IgG) 수치가 비례하게 증감되는 것이 확인됐다.
바토클리맙 고용량을 투여받은 환자 중 76%가 반응을 보였으며 IgG 감소율은 약 77%인 것으로 확인됐다. 갑상선 호르몬 정상화와 ATD 중단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56%로 나타났다.
바토클리맙 저용량을 투요받은 환자 중 반응을 보인 비율은 약 68%였으며, IgG 감소율도 65%로 고용량 대비 수치가 하락했다. 갑상선 호르몬 정상화와 ATD 중단을 달성한 환자 비율은 36%였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바토클리맙은 경쟁 FcRn 저해제 중 가장 우수한 IgG 감소능을 갖추고 있다"며 "유의미한 임상적 결과를 위해 큰 폭의 IgG 감소가 필요한 적응증에서 높은 점유율의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종계열 내 최초이자 최고 약물 가능성"
바토클리맙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ATD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 기능이 과잉돼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생성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미국에는 약 33만명의 그레이브스병 환자가 존재하며 매년 약 6만5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그레이브스병은 현재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은 ATD를 처방받고 있다.
ATD는 환자의 약 25~30%가 재발을 일으키거나 내성이 생기고,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임상 결과에 따르면 바토클리맙 투여 환자들은 ATD의 복용량 증가 없이도 갑상선 호르몬 T3, T4가 정상 수치를 유지했다. 또한 바토클리맙 고용량 투여 환자의 56%는 ATD 복용을 중단해도 T3, T4의 수치가 정상 수치를 유지했다.
엄민용, 정희령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ATD 요법에 대한 잠재적 대체 가능성까지도 보여주는 부분이다"며 "IgG가 70%이상 감소된 환자들에서는 60%가 ATD 없이도 약물 반응을 효과적으로 보였다. ATD 의존성을 줄였다는 점을 꼭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로 바토클리맙이 전세계 유일 치료제로 동종계열 내 최초 약물이자 동종계열 내 최고 약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뮤노반트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토대로 같은 기전을 가진 IMVT-1402로 약물을 전환한 후 연내 임상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뮤노반트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IMVT-1402의 확증(pivotal) 임상 시험계획 승인을 최종 획득한 바 있다.
바토클리맙 고용량 투여 효과가 확인된 만큼 임상 3상에서는 약 26~52주간 바토클리맙 고용량과 위약 대조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IMVT-1402로 약물을 전환한 후 최종 허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개 이상의 확증 임상 시험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번에 공개된 IMVT-1402의 임상 3상 디자인에 따르면 52주간 실험이 진행되므로, 결과 발표는 2027년이 될 전망이다.
단일 적응증만으로 최소 2조원 매출 예상
최종 승인까지 시일이 걸릴 예정이지만 바토클리맙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경쟁사들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토클리맙이 갖고 있는 Anti-FcRn 기전 약물은 현재 이뮤노반트를 포함 아제넥스, 존슨앤존슨, UCB 등 총 4개사가 경쟁하고 있다.
그중 그레이브스병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는 이뮤노반트가 유일하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제넥스가 개발중인 비브가르트는 바토클리맙에 비해 IgG 감소 효능이 낮아 그레이브스병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존슨앤존슨의 니포칼리맙과 UCB의 로자놀릭시주맙의 경우 알부민 저해를 통한 LDL 콜레스테롤 상승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암젠의 갑상선안병증 치료제 테페자가 출시 2년만에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지난해 약 20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린 만큼, 바토클리맙은 단일 적응증만으로도 출시 후 20억달러(약 2조 66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민정 연구원은 "IMVT-1402의 그레이브스병 적응증에서 매출을 보수적으로 최소 20억달러로 예상하며 이는 60억달러(약 7조 9890억원)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민용, 정희령 연구원은 "갑상선안병증은 그레이브스병 환자들의 합병증으로, 시장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뮤노반트가 경쟁사 아제넥스, 존슨앤존슨이 타겟하는 중증근무력증, 다발성신경병증이 아닌 차별화된 적응증으로 그레이브병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올바이오파마의 상업화 전단계 임상으로 진입이 FDA로부터 승인된 만큼 향후 적응증 확장 계획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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