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회장
김명환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덕신EPC 김명환 회장(73)은 영등포의 건축자재 기업인 동신상사에서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활동했다.

고객에게 신용을 철저히 지키고 열과 성을 다해 모셨더니 상당한 액수의 수주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고객들이 자신에게 신뢰를 주자 직접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종잣돈으로 300만원 정도를 생각했다.  당시 중고 트럭 1대값으로 100만원, 백색 전화기 100만원. 나머지는 초기 영업비용과 사무실 집기마련에 필요한 돈이다.

70년대 후반 김 회장이 영업사원으로 받은 월급은 3만~4만원이었다. 300만원을 모으려면 족히 10년은 일을 해야 했다.

그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점심을 굶기 시작했다. 당시 동신상사 영업사원에게는 하류 120원의 점심값이 제공되었던 상황. 김 회장은 이 돈을 아끼기 위해 점심을 건너뛰었던 것이다.

이렇게 4개월이 지나자 그는 몸져 누워야 했다. 영양실조에 따른 결핵성 늑막염에 걸린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로선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MZ세대들에게 밥을 굶어가면서까지 돈을 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김 회장에게 사업자금 마련은 그만큼 절실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경우 사업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김 회장은 마침내 320만원의 사업자금을 모아 1979년 12월 철강 도매업을 하는 창업에 나섰다. 덕신상사를 출범시킨 것이다.

창업 당시 트럭 1대와 전화기, 사무실 비용 등으로 자금을 지출하고 그에게 남은 돈은 30만원 가량이었다.

그런데 그는 사업후 얼마 지나지 않아 종잣돈을 회수할 수 있었다. 고객들이 외상으로 물건을 주고 그는 현금을 받고 팔았더니 300만원의 목돈을 쥘 수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이에 따라 편하게 사업을 펼쳐 나갈 수 있었다.  

송진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