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금리 차 축소 예상
추가적인 엔화 절상 전망
[한스경제=류승협 기자] 엔화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만해도 엔저가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엔/달러 환율이 7월 10일 경 162엔(1달러당 엔화가치) 고점(엔저)을 찍고 내려와서 최근 143엔 수준이다. 원/엔 환율로는 856원(100엔당 원화)까지 하락했던 것이 930원 대까지 상승했다. 대일본 경쟁력에 경고등이 들어왔었는데, 이제 해소되고 있으니 국내 경제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 신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엔케리 자금이탈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1985년 프라자합의 이후 30여 년간 100엔/달러 내외에서 움직였던 것이 코로나19 이후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아 폭락한 것이다. 한때 엔화가치가 하락한 적이 있지만 이는 인위적 엔화 하락이었다.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소위 아베노믹스를 시행함에 따라 2012년 80엔에서 2015년 120엔 내외로 엔화가치가 하락하였던 것이다. 아베노믹스는 2012년 일본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과 재정지출 확대를 시행한 것이다.
이번 엔화가치 급변동은 주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아주 많고, 외환 딜러들은 환율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도 얘기한다. 금리만 가지고 환율을 얘기하는 것이 지엽적인 것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많은 변수가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대 상황에 따라 핵심 변수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번에는 금리인 것이다.
2022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기준금리 인상이 없었던 일본 국채는 조금 오르는 수준에 그쳤고 1%에 못 미쳤다. 금리 차이로 인한 달러 강세, 엔화 약세 현상이 부각되었고, 환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엔화는 150엔을 넘어 160엔마저 돌파했다.
지난 7월부터 시장은 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대세로 자리를 잡고 투기세력을 필두로 엔화 매수에 나서면서 145엔 전후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일본 경제는 금리인상이 필요한 반면, 미국 경제는 금리인하가 필요한 상황이고, 한국 금리도 인하가 논의되고 있다. 결국, 일본의 금리는 미국이나 한국의 금리와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엔화가치의 평가절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씨티은행이나 BNP Paribas, 일본의 MUFG 파이낸셜 그룹 등은 이미 추가적인 엔화 강세(130~135엔/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감히 환율을 예상해보려 한다. 주관적 견해이다. 엔/달러는 단기적으로 140엔 이하로, 중기적으로는 130엔 이하도 가능하다. 원/엔은 950~1050원. 투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비를 하자는 것이다.
류승협 기자 rewsh@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