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덕신EPC 회장
김명환 덕신EPC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싫어하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20여년 전부터 지속돼온 현상이다.

경기도 포천에서 노끈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김 모사장(65)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공장에 와서 대개 하루 일하고 그만둔다”고 말했다. 노끈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20여명은 모두 외국인이라고 했다.  하루 8시간 거의 서서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특별한 직업 없이 집에서 보내는 주변의 젊은이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김 사장의 전언이다. 그는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월 200만원이 넘는 급여와  무료 기숙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사무직으로 취직했다가 월급지 적다며 그만두는 대졸 청년들도 적지않다.  페이가 높은 대기업만 바라보며 중소기업을 사직하고 취업 재수에 열을 올리는 청년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그냥 쉬었다는 청년(15~29세)이 44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월보다 4만2000명이 증가한 수치다.

일도 구직도 포기한 대학 졸업자도 올 상반기 4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런 청년들에게 건축자재 기업을 운영하는 덕신EPC 김명환 회장(73)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는 이른 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는 ‘흙수저’  출신이다. 젊은 시절 맨주먹으로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다가 사업가로 나서 이제는 덕신EPC 포함 5개의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연 매출은 3000억원대다.

김 회장은 6.25 전쟁이 끝나지 않은 1951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5남1녀 중 막내 아들이었다.

그의 부친은 소유한 논과 밭이 얼마되지 않아 농사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형편이었다. 김회장으로선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셈이다.

김 회장은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부친의 농사일을 거들었다. 그래도 좀처럼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김 회장은 18세 되던 해 인근 당진시의 합덕으로 머슴살이를 떠났다. 1년 내내 힘든 농사일을 도와주는 대가로 쌀 4가마니를 받는 조건이었다.

지금은 농사도 대부분 기계로 짓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사람이 일일이 농사일을 해 김 회장은 머슴살이 시절 저녁에는 끙끙 앓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힘든 내색 한 번 하지않고 머슴살이로 받은 쌀을 부모님에게 갖다드리는 것으로 보람을 찾았다.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로선 상상하기 힘든 삶이 아닐 수 없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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