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선사, 중국산 저가 후판 수입 급증…철강사 2분기 실적 처참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 / 연합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 / 연합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국내 조선사와 철강사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착수했다. 조선이 건조물량 증가에도 중국산 강재 대체로 인해 국내산 후판 수요를 늘리지 않으면서 2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한 철강사들이 가격 인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철광석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 후판 가격 협상은 또다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강재를 생산하는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최근 2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철강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을 높이는데 원자재 가격이 장기 하락세를 보이면 하반기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미 철강사들은 올해 상반기 철광석 가격 인하와 중국산 저가 후판 공급 확대에 따라 후판 가격을 5% 가까이 인하한 바 있다. 상반기 국내산 후판은 t당 90만원 초중반대에서 90만원 초반대로 내려섰다.

빈자리는 중국산 후판이 차지했다. 중국산 후판은 올해 1~4월 421만t 수입되며 전년 대비 300만t 증가했다. 중국이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저가 철강재를 해결할 수 없게되자 국내 시장으로 대량 수출한 것이다. 중국산 후판은 국내산 후판보다 28% 저렴해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이에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의 철강사들은 처참한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2분기 4184억원으로 68.4%, 현대제철은 979억원으로 78.9%, 동국제강은 404억원으로 21.4% 줄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제품 /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제품 / 현대제철

반면 조선업은 신규 건조 물량이 증가하며 2분기 슈퍼 사이클에 올라섰다. 선박 건조량의 증가는 후판 수요도 증가시키지만, 국내 기업들의 수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산 후판 비중을 기존 20%에서 25%로 늘렸음을 전했다. 과거 중국 후판의 품질이 낮았으나 최근에는 수준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이면서 값싼 중국산 후판이 국내에 더욱 몰릴 우려도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5월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약 3배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높아진 관세율은 8월부터 적용되는 중이다.

다만 조선사들이 국내 철강사들과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이어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지켜야 하기 시장 논리 만으로 철강사들의 의견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이 아무리 저렴해도, 무조건 중국 제품만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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