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자산운용사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며 “자산운용사는 국민재산 지킴이로서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23개 자산운용사 CEO가 참석한 가운데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갖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자산운용사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복현 원장과 황선오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를 비롯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창화 자산운용·부동산본부장과 공모사 16개사(삼성·미래·KB·신한·키움·NH·한화·한투·우리·하나·마이다스에셋·트러스톤·신영·타임폴리오·DS·VIP), 사모사 5개사(NH헤지·라이프·수성·쿼드·얼라인파트너스), 외국계 2개사(이스트스프링·베어링)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기업 등 ‘시장’에 공급하는 핵심 투자주체로서 투자자의 자산 증식뿐만 아니라,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의 체질을 본질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다”며, “이러한 의미에서 자산운용사 CEO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당부 사항으로는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시장질서 확립 △건전성장 도모 등이 언급됐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는 수탁자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따라서 유망한 투자 기회를 발굴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경영 감시활동 등을 통해 투자기업 가치를 높이는데도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일부 운용사의 임직원 사익 추구, 약탈적 위법행위 등이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는 만큼 내부통제 강화 및 준법의식 고취를 위해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며, “감독당국 역시 자격 미달의 자산운용사를 신속히 퇴출시키고 위법행위에 엄정 대응하는 등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 공모펀드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경쟁 과열로 인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며, “ETF가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건전한 투자수단이 될 수 있도록 운용사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당부드리며 아울러 해외 부동산펀드의 급성장에 걸 맞는 체계적인 리스크관리에도 더욱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자산운용사 CEO들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밸류업을 비롯한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 및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기업지배구조 개선·밸류업과 관련해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 등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일부 운용사의 경우 기업 측이 우려하는 사항도 감안해 추진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나 자발적 참여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 위축,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펀드런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는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일부 운용사는 불가피하게 금투세를 시행하더라도 사회적 논의를 통한 공감대 형성, 제반 인프라 구축, 보완책 마련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산업 발전 방안으로는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펀드 가입 절차 간소화, 장기투자 세제 혜택 부여 등이 필요하며 펀드시장의 장기투자 문화 확립을 위해 단기성과 중심의 펀드매니저 평가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퇴직연금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 및 제도개선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외국계 운용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국내 진출 및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