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33년 76조원 시장...HD현대마린솔루션 작년 6월 선박개조시장 진출
“현재 친환경 선박, 미래 환경규제 충족 못해” “현실적이며 다양한 대안 필요”
울산 조선소 전경  / 현대중공업 제공
울산 조선소 전경  / 현대중공업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현시점에서의 친환경 선박은 탄소중립이 요구되는 2050년에는 다시 노후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매년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맞춰 고비용의 신조선을 발주하기보다 기존 선박을 개조(Retrofit)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에 해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환경규제를 바탕으로 교체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대체 건조가 어려운 기존 선박에 친환경 설비를 설치하거나 고효율 기자재를 탑재하는 선박 개조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국제해운 탄소배출량 감축량을 단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IMO는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를 통해 현존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고 있으며 선박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를 통해 신조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시하고 있다.

그중 현재 건조되는 친환경 선박은 EEDI 2단계인 ‘탄소배출량 20% 감축’이 적용됐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EEDI 3단계 기준이 적용돼 탄소배출량 30%를 감축해야 한다. 이어 2030년에는 EEDI가 4단계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IMO의 탄소집약도지수(CII)를 통해 3년 연속 D등급 또는 1년 이상 E등급을 받은 선박은 탄소 배출량이 개선될 때까지 정상운항이 제한된다.

김한나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연구본부 전문연구원은 “현재 친환경선박 기준으로 건조된 선박은 향후 규제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기업·국가적인 차원에서 추가적인 선박 개조나 전환 등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세계 해운시장의 매우 많은 현존선을 폐기하기에는 사용연수가 짧고 규제를 충족하기에는 높은 유지비용 부담을 안고 있어 미래 연료로의 전환 대신 현실적이며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규제비용을 줄이고 현존선을 본래의 수명까지 사용하기 위한 개조 수요가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피리컬 인사이트앤컨설팅(Spherical Insights & Consulting)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선박 수리·유지보수서비스 시장규모는 지난해 395억달러(54조6680억원)에서 오는 2033년 554억달러(76조6736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엔진 최적화 기술이 적용될 3800CEU급 자동차 운반선 'Neptune Phos호' / HD현대마린솔루션 제공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엔진 최적화 기술이 적용될 3800CEU급 자동차 운반선 'Neptune Phos호' / HD현대마린솔루션 제공

국내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선박 친환경 개조, 유지보수 등 사업에 뛰어들며 선박 전주기 산업화로 나아가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친환경 개조 방안으로 운항 중인 선박에 엔진 이중연료 추진 개조 설계,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배기가스 내 황산화물(SOx) 감축을 위한 스크러버 개조 설비, 육상전원공급설비(AMP), 액화천연가스(LNG) 재액화 시스템 개조 등을 수행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6월 LNG운반선 5척에 대한 LNG 재액화설비 설치를 시작으로 선박 개조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 지난 2월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론과 LNG운반석 2척에 대한 저탄소 선박 개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다음달 그리스 선사 넵튠과 자동차운반선 4척에 대한 ‘엔진 부분 부하 최적화(EPLO)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LNG 재액화 설비는 LNG운반선에서 자연 기화되는 가스를 액화시켜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장치로, LNG 손실 최소화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설비이다. EPLO 또한 선박 엔진과 터보차저의 출력을 개조해 최대 킬로와트시(kWh)당 6g의 연비 개선과 탄소 배출량 저감을 지원한다.

HD현대마린서비스는 “현재 전세계에서 운항 중인 400GT 이상 선박의 60% 이상이 IMO의 EEXI와 CII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며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개조 공사 트렌드 변화로 개조 관련 수주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또한 지난해 그리스와 노후선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26년까지 40억원을 투입해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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