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기업 경영의 지표로 자리 잡았다. 매출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는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특히 세계기상기구(WMO)와 그 산하기관인 환경계획(UNEP)에 의해 설립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지표 온도는 지난 수년간의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2040년 안에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평균 1.5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1.5℃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지구온난화 저지를 위해 설정된 목표치다. IPCC는 지구의 지표 온도가 평균 1.5도가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전례 없는 과제들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국내 금융권이 지구온난화 저지를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편집자주>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하나카드(대표이사 이호성)의 친환경 경영은 하나금융그룹의 ESG 경영전략과 로드맵에 기반해 카드산업의 특성에 맞는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은 2021년 그룹의 ESG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 과제로 △저탄소 경제체제 이행 촉진(E) △금융을 통한 사회적 기여(S) △투명성·책임경영 기반 의사결정(G) 등을 수립한 바 있다.
하나카드는 소비자 접점이 가장 많고 밀접한 카드업의 특성을 살려, 금융 취약계층 지원이나 긴급금융 서비스 지원 등 'S' 영역의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나 운용 부문에서 본격적 '환경금융' 전략을 펼치는 여타 계열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룹의 환경경영방침에 기반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나카드의 세부 활동을 살피기에 앞서 하나금융그룹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로드맵을 보자면, 2021년 탄소중립 기반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기후변화 아젠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 같은 ESG 전략에 따라 관계사별 기후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 역시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SBTi 기반 그룹 탄소배출량 목표를 달성하고, 2050년 넷제로 달성이 최종 목표다. 참고로 2030년까지 중간 단계의 목표는 사업장 온실가스 42%, 포트폴리오 온실가스 32.8% 감축과 지속가능금융 60조원 등이다.
그룹 차원의 목표가 설정됐기에 이를 기초로 한 환경성과 평가 체계, 임직원 인식 제고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룹 차원의 목표에 따라 계열사 별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KPI를 설정하고 분기별로 그에 따른 성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녹색금융이나 사회적금융 등의 ESG 금융을 취급하는 부서에는 이를 확대하는 게 임원 KPI에 반영됐으며, 환경경영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에너지 사용량·용수·폐기물 감축 목표 수립 및 활동, 환경 투자 계획 수립 및 이행 등도 임원 KPI에 반영돼 분기별로 성과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내부 차원에서 대표적인 환경경영 활동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폐기물 절감 활동이다. 단순히 물량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금융서비스와 연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점이 포인트다.
하나카드 내부를 보더라도 업무프로세스에서 종이사용을 줄이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가령 카드 상품은 소비자에게 안내장이 배부되는데, 종이서류를 대체해 알림톡이나 LMS, 이메일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참고로 하나카드만의 활동은 아니지만, 하나금융그룹의 IT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가 운영하는 공인전자문서센터 '데이터리움'의 통계를 보면, 이와 같은 페이퍼리스 문화 확산이 본격적이라는 걸 볼 수 있다. 2023년 데이터리움의 전자문서 생성량은 846만 8774MB인데, 이는 8381만 1056장의 전자문서를 생성한 것이다. 온실가스 195톤 배출을 절감한 것이고, 종이 대체 효과는 전력 2033MWh에 해당한다.
카드업계에서 가장 '핫'한 환경경영 활동으로는 친환경 카드서비스를 들 수 있다. 하나카드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나카드는 실물 카드가 플라스틱으로 제조된다는 점을 감안해 공카드 납품 기한을 기존 5주에서 4주로 단축했다. 이는 자재 회전율을 높이고 정확한 발주량을 산정할 수 있기에 보유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한다. 또한 발급량이 저조한 상품 및 출시 5년 이상 상품의 고용 자재 전환으로 공카드 수량을 줄이고 폐기를 최소화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의 카드 플레이트를 사용하는 것도 대표적이다. 하나카드의 '내맘대로 쁨'과 '멀티카드'는 친환경 나무 소재 플레이트를 탑재하고 'Happy Birth' 카드에 이어 재활용 PVC 소재를 이용한 친환경 플레이트를 공용 카드에도 확대 적용했다. 2023년 동안 내맘대로 쁨 카드는 3만 5925좌, 멀티카드는 522좌가 발급됐다. 재활용 PVC 공용카드도 100좌 가량이 발급됐다.
또한 그동안에는 고객에게 배송이 불가했던 반송카드를 즉시 폐기하는 절차가 있었는데, 챗봇을 통해 재배송을 시도하는 프로세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반송카드 폐기량을 감축하는 친환경 경영 이행의 한 사례다.
하나카드 단독의 통계가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스코프3 배출항목 통계를 보면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스코프3란 가치사슬(밸류체인) 전체에서 기업의 활동과 관련된 모든 간접적 배출량을 가리킨다. 특정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만이 아니라 기업이 공급망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도 이 범위에 포함된다.
신규카드 발행량을 포함해 신규통장 발행량·물 사용량·용지사용량을 포함한 '구매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스코프 3 배출량은 2020년 1119톤, 2021년 1283톤으로 그룹의 성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그룹 차원의 ESG 전략 마련이 본격화된 이후로 성장세가 꺾였다. 2022년 1201톤으로 줄었고, 2023년 역시 1177톤의 목표량을 설정했다. 또한 앞서 언급된 사례와 연관되는 카드나 통장 등의 폐기량 통계 역시 202년 413톤에서 2023년 240톤으로 줄었다.
고객 규모를 떠나서 카드사로 영위하는 업의 특성상 소비자 접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역시 친환경 경영 전략을 구가하는 데 주효하다. 하나카드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녹색소비-ESG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녹색소비 확산과 ESG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공식 SNS 채널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녹색소비 실천 노하우와 실천 내역을 알리고 공유하는 형태의 이벤트를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 조회수 약 12만회와 1만 4000여건의 좋아요·댓글·공유 등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룹 차원의 ESG 전략 로드맵을 밟아가고 있는 하나카드이지만 글로벌 이니셔티브에도 별도 가입돼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과학기반목표이니셔티브(SBTi),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 등이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