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하반기엔 실적 개선 기대”...현대제철, 정부에 중국 반덤핑 제소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조선업계는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호조세를 이어간 반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의 공격적 유입으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산업 모두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지만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수주 전략으로 이익구조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3사는 올해 2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한 6조6155억원, 영업이익은 428.7% 대폭 증가한 3764억원을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건조 물량 증가와 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HD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과 HD현대미포의 흑자전환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의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원, 1744억원을 기록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5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HD현대미포는 올해는 174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삼성중공업은 매출 2조5320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30.1%, 121.9% 증가했다. 특히 분기 기준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10년 만에 달성했다.
대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화오션도 적자폭이 작년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다. 올해 2분기 한화오션은 매출액 2조5361억원,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9.3%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지난해 1590억원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국내 조선 3사는 3~4년 치의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선별수주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467척, 삼성중공업은 154척, 한화오션은 113척으로 집계됐다.
한화오션은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의 수주 잔고와 제한적 건조 생산력(캐파) 등 우호적 환경 속 선별수주가 기대된다”며 “선종별로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은 속도 조절,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보합세,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은 발주 증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는 부진의 늪에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와 중국의 철강 감산 계획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5100억원, 영업이익 75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43.3% 감소한 실적이다. 그중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4970억원으로, 작년 2분기 1조210억원보다 반토막이 났다.
현대제철 또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조414억원, 영업이익은 980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4%, 78.9%로 대폭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 9402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보다 1.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3.0%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1일 인적분할해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6월 한 달간의 실적에 그친다.
동국제강은 “전방산업 침체 속 야간 가동·재고 감축 등 원가를 절감하며 수익성 중심의 생산 판매 전략으로 영업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29% 개선됐다. 현대제철 또한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75.6%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양사 모두 하반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25일 포스코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영업환경이 좋지 못하지만 고로와 하공정 개수가 완료돼 제품 생산량은 1분기 수준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3분기에도 2분기 대비 추가적인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철강은 부진한 시황 극복을 위한 노력을 통해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원료비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 추가적인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또한 “전방산업인 자동차, 선박 등에서 견조한 시황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할 방안으로 철강업계는 미래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글로벌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은 “철강, 이차전지소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등과 관련된 모빌리티와 미래소재, 친환경 에너지, 전력 인프라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 중장기 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개발, 수출 인증 취득 등 제품 경쟁력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후판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한 제품 경쟁력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활동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중국산 과잉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제철은 정부에 중국 후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후판 매출 비중이 약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후판 수입가격은 t당 70만원 선으로, 국내 후판 유통가격 대비 10~20만원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상반기 후판 수입량은 74.1만t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한 반면, 국내 후판 3사의 판매량은 1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곳으로,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이번 제소에 참여하지 않았다. 포스코는 “국내 생산자로서 향후 정부 문의가 오면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