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2700여개 국내 주식 종목 중 61%가 올해 2분기 시가총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6월말 기준 1조 클럽 종목은 증가하는 등 특정 산업·종목은 미소를 지었다. 고금리 지속과 시장 침체 속 주식 종목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는 모습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024년 3월말 대비 6월말 기준 2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주를 제외한 조사 대상 2702개 종목 중 2분기 시총이 감소한 것은 1647개다. 시총이 증가한 것은 938개로 34.7%에 그쳤다. 117곳(4.3%)은 신규상장되거나 시총에 변동이 없었다.
이들의 총 시가총액은 2621조원 수준이다. 3월말 2599조원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22조원 가량 덩치가 커졌다. 이는 0.8% 가량 상승률인데, 연초 2503조원에서 3월말 3.8%(96조원)이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총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SK하이닉스나 현대차 등 대장주들의 시총 증가에 힘입어 전체 시총 외형도 소폭 늘어난 착시현상을 보였다.
2분기에는 시총이 감소한 종목이 많지만, 시총 '1조 클럽'에 들어선 곳은 되레 늘었다. 지난 3월말 263개에서 6월말 273개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시총 외형이 1조원 이상 증가한 종목이 35개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는 3월말 133조 2244억원에서 6월말 172조 1725억원으로 3개월 사이 38조 9481억원이 불어났다. 현대차도 같은 기간 49조 2868억원에서 61조 7777억원으로 12조 4909억원 증가했다. 두 종목의 2분기 시총 상승률은 각각 29.2%, 25.3%이다.
이외에도 △기아(7조 3964억원 증가) △HD현대일렉트릭(4조 7077억원↑) △알테오젠(4조 4436억원↑) △삼성화재(3조 9321억원↑) △한미반도체(3조 6977억원↑) △LS일렉트릭(3조 6810억원↑) △KB금융(3조 6315억원↑) △삼양식품(3조 4538억원↑) 종목 순으로 최근 3개월 새 시총 증가액이 3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3월말 92조 4300억원에서 6월말 76조 4010억원으로 3개월 사이 16조 290억원 외형이 쪼그라들었다. 이외에도 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종목은 32개인데, 이중에서도 △에코프로비엠(8조 8999억원 감소) △삼성SDI(8조 45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7조 4020억원↓) △LG화학(6조 6003억원↓) △HLB(6조 1069억원↓) △카카오(5조 8807억원↓) △삼성전자(5조 3728억원↓) 등의 종목 시총은 2분기 5조원 넘게 하락했다.
◆ 삼양식품, 2분기 105계단 상승···시총 75위 안착
최근 3개월 사이 시총 톱 100 순위도 요동쳤다. 지난 3월말 100위 안에 들지 못했던 종목 6개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양식품은 3월말 시총 180위였는데 105계단을 올라서며 6월말에는 시총 75위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도 115위에서 58위로 점프했다. 한국가스공사는 130위에서 80위로 올라섰고, LS는 104위에서 85위로 순위가 앞당겨졌다. 한국금융지주는 102위에서 99위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5월 신규상장해 6월말 시총 67위로 이름을 올렸다.
스코프를 좁혀 시총 톱 20 판세도 격변이다. 3월말과 비교해 6월말 순위 변동이 없는 종목은 5개에 불과하다. 이는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LG에너지솔루션(3위) △기아(6위) △셀트리온(7위) 등이다.
KB금융지주는 3월말 13위에서 6월말 8위로 5계단을 전진하며, 시총 상위 10걸에 포함됐다. 네이버도 11위에서 10위로 올라섰다. 반면 삼성SDI는 9위에서 14위로 후퇴했고, LG화학도 10위에서 13위로 밀려났다.
6월말 시총 톱 20에 새로 이름을 올린 종목을 보면 △삼성화재(24위→17위) △LG전자(23위→18위) 두 곳이다. 반면 △삼성생명(19위→22위) △하나금융지주(20위→21위) 두 곳은 2분기엔 시총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6월말 기준 시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273개 종목 중 3월말과 비교해 시총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뷰티 관련 유통 코스닥 기업 실리콘투다. 3월말 7113억원이 6월말 2조 8610억원으로, 2조 1496억원이 증가했다. 시총 상승률 302.2%로 퀀텀점프한 것이다. 이는 취급 브랜드가 많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등 지역에서 매출 상승 여력이 높은 게 호재로 작용했다. 실리콘투의 시총 덩치가 크게 커지며 최대주주인 김성운 대표이사의 주식재산도 2229억원에서 8894억원으로 두둑해졌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도 1조 5856억원에서 5조 395억원으로 2분기 시총 증가율이 217.8%를 기록했다. 앞서 두 종목을 제외하고 △중앙첨단소재(163.1%↑) △대한전선(138.3%↑) △와이씨(137.2%↑) △LS일렉트릭(125.5%↑) △제이앤티씨(112.3%↑) △제룡전기(109.4%↑) 등 6개 종목이 시총 상승률 100%를 넘겼다.
연초부터 6월말까지 상반기 기준으로 기간을 확대해 보면 시총이 10조원 이상 증가한 종목이 7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증가액 규모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가 68조 5050억원(66.1%) 증가해 가장 규모가 크다. 뒤를 이어 현대차도 19조 3657억원(45.7%) 덩치가 커졌다. 또한 △기아(12조 4621억원) △삼성전자(11조 3425억원) 순으로 시총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상승률로만 보면 바이오 관련 업종인 알테오젠이 212.2% 상승으로 가장 높다. 알테오젠은 연초 4조 7748억원에서 6월말 14조 9081억원으로, 상반기에만 10조 1332억원 시총 덩치가 커졌다. 그러다보니 알테오젠 최대주주인 박순재 대표이사의 주식평가액도 9338억원에서 2조 8627억원으로, 3조원을 바라보게 생겼다.
상반기 한미반도체의 시총도 5조 9182억원에서 16조 7120억원으로 10조 7937억원(182.4%) 증가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2분기 국내 시총 외형은 1분기 때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SK하이닉스와 현대차 등 대장주의 선전에 기인한 것일 뿐 오히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상승보다 하락한 곳이 많아 주식 시장은 전체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금융·식품·자동차·전자전기 업종 등에서 시총이 증가한 종목이 많아 미소를 지었지만, 2차전지를 비롯해 석유화학·IT·유통 업종 중에서는 시총 하락으로 울상을 지은 곳이 많아 대조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