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전체 14곳 중 7곳 신용등급‧전망 하향
중국 내수부진 지속돼 업황 당분간 부정적 흐름
부진한 석유화학 업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하향되고 있다. / 연합뉴스
부진한 석유화학 업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하향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수요감소와 공급과잉, 가격하락으로 삼중고를 겪으며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관련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하향되고 있다.

10일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 14곳 가운데 올 상반기에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7곳에 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석유화학 산업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비우호적인 산업환경이 이어지며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수요 회복에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이 하향된 기업은 롯데케미칼(AA/Stable→AA/Negative), 한화토탈에너지스(AA/Negative→AA-/Stable), 한화솔루션(AA-/Stable→AA-/Negative), HD현대케미칼(A/Stable→A/Negative), SK피아이씨글로벌(A/Negative→A-/Stable), SK어드밴스드(A-/Stable→A-/Negative), 효성화학(A-/Negative→BBB+/Negative) 등이다.

롯데케미칼은 높은 공급 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투자 계획, 이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채무상환능력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토탈에너지스도 향후 이익창출력 개선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저하된 채무상환능력이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사업부문 사업환경의 불확실성 확대가, HD현대케미칼은 불리한 수급환경에 따라 저조한 영업수익성 등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SK피아이씨글로벌은 최근 확대된 재무부담이, SK어드밴스드는 프로필렌의 불리한 역내 수급상황에 따른 저조한 영업실적 지속이, 효성화학은 영업손실 누적으로 크게 저하된 재무안정성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주요 석유화학회사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 나이스신용평가
주요 석유화학회사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 나이스신용평가

향후 석유화학산업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의 내수경기 부진이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에 따라 2023년 국내 석유화학사의 대중국 수출규모는 935만t으로 전년(994만t) 대비 6% 감소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1~5월 수출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회복했지만, 코로나 19 확산 이전 분기 평균 수출량과 2022년 수준을 하회하는 매우 부진한 수준”이라고 분석하며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화학, 친환경 제품군으로의 사업다각화와 원재료‧지역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밀화학 등 다운스트림 분야를 확대하거나 비석유화학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밀화학 투자의 경우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제품 개발과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비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소재, 태양광산업 등에 진출하고 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움직임은 장기적인 수익창출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중단기간 계획된 투자 규모가 매우 큰 상황에서 사업구조 재편에 필요한 재원을 부담해 왔던 NCC(나프타분해설비) 부문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돼 투자자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권선형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