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하지 않은 상태서 한은 선제적으로 낮추긴 쉽지 않을 것”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중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연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3분기(7~9월) 내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추가 수요의 부동산 시장 유입이 지연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는 시점도 계속 미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금융시장은 11∼12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99% 이상으로 보고 있다.
AFP통신은 최근 물가 등 경제 지표를 감안하면 점도표에 반영되는 FOMC 위원들의 올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중간값)가 3회에서 2회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부터 6월 5일까지 이코노미스트 1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4%(74명)가 9월 첫 인하를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중 약 60%(68명)가 올해 두 차례 인하를 예측했다. 0∼1회 금리 인하 전망은 28%(33명)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금융시장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한 두 차례만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선 연내 금리 인하(0.25%포인트 기준) 확률을 1회 39.9%, 2회 34.4%로 본다.
바클리는 연준이 11월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12월에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시중은행 전문가들은 미국보다 먼저 내리긴 어렵다면서 한국은행(한은)이 연 내 한 번 정도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심재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물가 상승 문제에 뚜렷한 진전이 없다면 미국의 금리 인하는 어렵고, 따라서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한은은) 미국이 인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먼저 내리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6월 중 금리인하를 점치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던 것과는 딴판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 역시 “한은이 서둘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이유가 많지 않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 중반까지 높아진 데다, 물가는 여전히 안정 목표(2%)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인하와 관련해선 “미국이 인하에 나선다는 가정 아래 한은도 올해 4분기 인하가 유력하나, 물가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다면 올해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가 연내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큰 영향을 받는 주택 시장도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신생아 특례대출, 1기신도시 선도지구 호재 등의 영향으로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실 거주자 위주의 시장”이라면서 “금리 인하가 돼야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상승장으로 넘어갈 수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는 보합 내지 상승을 전망하나 금리 인하 폭이 커야 상승폭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용균 기자 myk_1627@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