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아직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6일 오후 9시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7-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김도훈 임시 감독이 4-2-3-1 전형을 가동한 가운데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했다. 최전방에 배치된 주민규(울산 HD)를 비롯해 2선에 자리한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함께 공격진을 이끌었다.

전반전 날카로운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준 손흥민은 한국이 2-0으로 앞선 후반 8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 이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싱가포르의 골망 구석을 갈랐다.

3분 뒤인 후반 11분 손흥민의 오른발이 다시 한번 번뜩였다. 손흥민이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하며 한국에 5-0 리드를 안겼다.

손흥민은 내친김에 해트트릭까지 노렸다. 하지만 골키퍼 선방 등에 가로막히며 더 이상의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87분간 활약한 그는 후반 42분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이날 멀티골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선수들의 희생정신 노력들이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뿌듯하다"며 "며칠 안 됐지만 좋은 경기력, 대승으로 조금이나마 재밌는 축구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원정 경기는 쉽지 않다. 대승으로 마무리한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손흥민은 A매치 통산 47, 48호 골을 쏘아 올렸다. 남자 선수 A매치 최다 득점 3위로 올라섰다. 앞으로 2골을 추가하면 2위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는 "너무나 감사하다. 이러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 영광스럽다. 한 명 한 명 빠지지 않고 경기 뛴 선수들, 벤치에서 도와준 선수들, 팬, 여러 감독님들까지 감사드린다.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아직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3월 A매치에 이어 6월에도 임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지난달 2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AAMI 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공을 가져다줄 적합한 감독을 찾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도훈 감독 체제에서 첫 승리를 이뤄낸 손흥민은 이번에도 '적합한 감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위기가 쉽지는 않다. 사실 감독님도 어려울 것 같다. 선수들이 분명히 감수해야 한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와 맞는 감독을 찾는 게 중요하다. 임시 감독으로 팀을 이끈 황선홍, 김도훈 감독 모두 레전드로 불리는 감독이다. 선수들에게 잘 맞춰주려고 하고, 우리도 이를 잘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한국은 지난 3월 태국전(3-0 승)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아울러 이날 승리로 C조 1위를 확정 지으면서 중국과 6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3차 예선행을 확정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