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변성환 감독. /수원 삼성 제공
새롭게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변성환 감독. /수원 삼성 제공

[수원=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축구 명가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 삼성이 새로운 사령탑과 함께 반등을 노린다.

수원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변성환 신임 감독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 감독은 이 자리에서 취임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수원은 염기훈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고, 변 감독을 선임해 빠르게 팀을 수습했다. 변 감독은 2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데뷔전을 먼저 치렀고, 수원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변성환호의 출범을 알렸다.

변 감독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박경훈 수원 단장은 “전문성, 축구 철학을 보고 선임했다. 현대 축구를 이해하고 과학적 훈련이 가능한 인재들을 데려왔다”며 “누구보다 열정과 책임감이 넘친다. 어려움을 이겨낼 심리적 강인함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를 하나의 팀으로 묶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리더십, 소통 능력도 뛰어나다.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 확신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승격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를 이어 잡은 변 감독은 “이렇게 큰 구단의 감독으로 취임해 영광스럽다. 선임될 것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열심히 준비하다 보니 이런 큰 기회가 왔다. 축복, 행운 같은 일”이라면서 “만약 좋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나와 구단의 철학을 잘 이식해 운동장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우리의 목표에 맞게 가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변 감독은 이번 수원 감독직을 맡으며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전임 염 감독 또한 지도자 경력이 일천한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 팀이 위기에 빠진 탓이다. 변 감독은 주로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연령별 대표팀에서 일해왔다.

이에 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과 프로팀을 지도하는 방식은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은 미래를 바라보고 자원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며 “성적을 목표로 했다면 프로 무대에 선수들이 나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힘주었다. 이어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지도하며 양민혁(강원), 윤도영(대전) 등이 데뷔했다. 또한 24명의 선수가 프로팀과 계약을 맺었다”며 “U-17 월드컵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프로 무대 경험 부족에 관한 지적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10여 년 동안 쌓은 나만의 경험이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패기를 가지고 기존의 감독들과 경쟁해 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2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른 변성환 수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른 변성환 수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변 감독은 공격 축구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변 감독은 “코치진과 상의했다. 조금 더 공격적인 부분에 많은 숫자를 둘 생각”이라며 “4-3-3 대형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이 익숙하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전술 보다는 확실한 계획 세 가지 정도를 선수단에 전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은 올 시즌 치른 15경기서 승점 20(6승 2무 7패)으로 6위에 머물러있다. 1위 안양(승점 30)과는 많은 격차가 나지만,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인 5위 부산과는 같은 승점을 기록 중이다. 남은 경기서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변 감독은 “내부 논의 후 같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화려한 축구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팀의 공·수 전환에서 안정화를 찾는 것이 첫 번째”라고 힘주었다. 이어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인지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하다”며 “공격진에서 역동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변 감독은 처음 경험해 본 K리그2에 관해 “예전과는 달리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다”며 “수원의 문제는 수원만의 색이 없다는 것이다. 구단 철학에 맞게 색깔을 갖출 생각”이라고 했다. 또한 중장기적 계획의 수립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며 “구단이 지향하는 것은 승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구단 유소년 선수들이 1군에 많이 유입됐으면 좋겠다. 외부 유소년 선수들을 데려오기보단, 우리 선수들을 축으로 삼아 운영해야 한다”며 “승격 후에는 모기업의 브랜드에 맞게 세계 무대에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승격 후에는 상위 스플릿,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등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수원에는 뛰어난 유소년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은 타이밍이 잘 맞는다면 1군에서 함께 훈련할 것”이라며 “최근 부진한 22세 이하(U-22) 김주찬, 이상민과는 솔직하게 대화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 부분을 수정하면 남은 경기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 문화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변 감독은 “밖에서 수원 선수단을 봤을 때 하나의 팀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팀 문화에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었다.

변 감독은 “선수단에 팀 문화를 갖추기 위한 네 가지 키워드로 ▲소통, ▲인성, ▲규율, ▲원팀을 전달했다”며 “소통은 내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인성은 좋은 선수보다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규율은 자율은 보장하되, 클럽하우스에 들어온 순간 팀 내부 규율을 지켜야 한다. 원팀은 선수단에만 적용되지 않고, 코치진과 구단 직원까지 해당하는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언제까지 이 구단에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배려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가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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