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O·IMO ‘2050년 넷제로’ 목표, 현실적으로 SAF·메탄올 등 채택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수송부문 중 탈탄소화가 가장 더딘 항공·해운이 2050년 탈탄소화를 달성할 경우 2100년 전체 수송 탄소 배출량의 34%를 감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수송부문 탈탄소화를 위해 수소와 전기화를 강조했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도입을 택했다.
카이스트 전해원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글로벌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 통합평가 연구’ 논문을 게재해 첨단 기술 전환으로 인한 수송 부문 탈탄소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항공·해운은 전체 수송 탄소배출량 중 25%를 차지하지만 차량 등 육상에 비해 기술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또한 큰 동체로 장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전해원 교수는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송 부문은 완전한 탈탄소화가 가장 어려운 부문 중 하나”라며 “2050년까지 모든 수송 부문에서 화석연료를 완전히 폐지할 경우 2100년까지 항공·해운분야는 전체 배출량의 82Gt 이산화탄소(CO²)를 감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전체 수송 부문 탄소 배출량의 34% 감축에 달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2050년 이후 국제 선박과 장거리 항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송 수단이 주로 전기화될 것”이라며 “항공·해운의 탈탄소화를 위해선 수소·전기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강세 등으로 어깨가 무거워진 항공·해운업계는 SAF나 메탄올 등 현실적인 탈탄소 방안을 모색해왔다.
항공업계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탄소배출량도 즉각 감축할 수 있는 SAF를 단기적인 탈탄소 방안으로 택했다. SAF는 기존의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유럽연합(EU)는 내년부터 EU 27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SAF 2% 이상 혼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의무혼합 비중은 2030년 6%에서 2050년 70%까지 상향될 예정이다. 이미 프랑스는 지난 2022년부터 SAF 1% 의무 혼합을 시작했다.
지난해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서는 회원국 193개국이 2050년까지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 ‘탄소중립(넷제로.Net-Zero)’ 달성에 합의했다.
국내 항공사 중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SAF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2년부터 파리-인천 구간에 SAF 1%를 혼합해 운항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26년부터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사와의 협력을 통해 5년간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의 공항에서 SAF를 공급받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쉘과 2026년부터 5년간 SAF 공급을 약속했다.
대한항공은 “미국·유럽 등에 비해 국내는 상대적으로 SAF 도입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SAF 공급이 가능한 해외 공항 출발편에서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업계의 탄소감축을 위해서는 고효율 신기재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전세대 항공기 대비 20~25%까지 연료효율이 개선되는 신기재 항공기를 지속 도입해 2030년까지 총 143대의 신형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B737-8 등 탄소배출량이 적은 기재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B737-8은 기존 주력기 B737-800 대비 연료 효율이 15% 이상 개선되고 탄소 배출량도 적어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로 평가받는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 취항할 예정인 만큼 SAF 도입은 필수적이다. 이에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SAF 사용 의무화에 따라 각각의 국제선 취항지 규정에 맞게 SAF를 급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해운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넷제로(Net-Zero)’ 발표로 친환경화가 앞당겨졌다. 현재는 단기적 조치로 탄소집약도지수(CII)와 에너지효율지수(EEXI) 등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CII 조치에서 3년 연속 D등급, 1년 이상 E등급을 받은 선박은 운항이 제한된다.
이에 글로벌 해운사들은 대체연료선박 발주 확대와 선박 운항속도 감소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통상 선박이 건조되면 20~25년을 운항하기 때문에 2050년 탈탄소화를 위해선 현재 친환경선박을 발주해야 하는 것이다.
HMM은 2045년 넷제로를 목표로 친환경 연료·선박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선대의 40%를 저탄소 선박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내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2척을, 2025~26년 사이에 메탄올 추진선 9척을 인도할 예정이다. 현재 HMM 선박 중 CII등급이 D등급 이상인 선박은 90%로 나타났다.
HMM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친환경 바이오선박유 시범 운항을 개시한 바 있다”며 친환경 연료의 선제적인 도입과 지속적인 탄소 감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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