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기차 활용한 전력중개거래 생태계 조성’ 컨소시엄 연구개발 착수
인천남동산업단지 에너지자급자족사업 착수 협약도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현대건설이 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사업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엔 전기차를 활용한 전력중개거래 생태계 조성 연구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이 같은 사업 방향의 목표점엔 탄소중립이 있다.

◆인천남동산업단지 에너지자급자족 사업 수행 협약 체결

현대건설은 2022년 10월 국내 상장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지난해 3월 23일 진행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 중개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전력중개거래 사업은 크게 전력거래사업 PPA(Power Purchase Agreement)와 통합발전사업 VPP(Virtual Power Plant)로 나뉜다. 먼저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한전이 아닌 민간기업이 전기 수요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PPA의 주요 고객(전기 사용자)은 RE100 실행 기업들”이라고 전했다. RE100은 글로벌 기업들이 2050년까지 활동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으로 교체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선언을 말한다.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사업 개발부터 설계·시공 및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분야에서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남동산업단지와 체결한 온사이트 PPA(On-Site PPA),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인천남동산업단지 내 임대한 공장 지붕에 2025년까지 7.5㎿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한 후 전력 생산과 거래까지 담당할 예정이다. 

이 때 생산된 전력은 한전 송전망에 연결되지 않고 단지 내 중소기업에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돼 에너지 자급자족을 실현하게 된다. 중소기업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RE100 이행까지 지원한다는 게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VVP 플랫폼 리더 발돋움 위한 요소 잘 갖춰”

현대건설은 PPA뿐 만 아니라 VPP(Virtual Power Plant) 사업도 기반을 닦으며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이나 환경에 따라 발전량의 차이가 크고, 여러 곳에 분산돼 있기 때문에 전력 관리가 무척 까다롭다”면서 “VVP는 분산된 재생에너지의 전력 발전량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통합 관리하고 전력 저장장치(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 등)의 충·방전 스케줄, 전력 수용자들의 전기 사용 패턴 등의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로 예측하는 플랫폼이자 솔루션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발전 설비를 보유하지 않지만 마치 발전소처럼 흩어진 전력을 한데 모아 전력거래소가 요구하는 전력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판매하는 일종의 ‘가상 발전소’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통합발전사업(VPP)은 재생에너지의 전력 발전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에 더욱 가치 있는 비즈니스”라면서 “전력은 수요와 공급이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 전력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거나, 과잉되면 블랙아웃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측은 VPP 플랫폼 선두주자로 도약할 수 있는 근거로 프로젝트 진행을 통한 해상풍력 사업 역량 강화, 65㎿ 규모의 서산 태양광 발전소와 130㎿h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운영해 온 경험,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과 국내 해상풍력발전사업 공동개발 업무협약 등을 언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이란 점도 플러스 요소다.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전기차 및 충·방전소 실증 설비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 등 총 15개의 국내 유수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전기차 수요자원화를 위한 양방향 충·방전 플랫폼 기술(V2G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세부 연구과제는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연계 V2G 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전기차 수요자원화 기술 및 서비스 생태계 구축(V2G 과제)’으로 현재 배터리 충전을 통해 운송수단만으로 활용되는 전기차에 방전기능까지 추가해 전기차 배터리 자체를 에너지저장시스템(ESS)처럼 활용 가능한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 기술은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전력중개(VPP)사업에 있어서 핵심 분산에너지자원이 될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이 추구하는 SDV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달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V2G를 활용한 다양한 분산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전력중개거래사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경우 지분 투자를 마친 국내 IT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와 함께 준비 중이다. 식스티헤르츠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및 VPP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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