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0%, 내년에는 3.2%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발표한 ‘2024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작년 11월 제시한 2.8%보다 0.2%p 상향 조정된 3.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공급 충격 재발, 고금리 장기화 속 국가 간 통화정책 차별화 등이 꼽힌다.
이같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보다 0.2%p 하락한 것으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미국의 강한 회복세가 완만해지고 유럽과 일본 경제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데 따른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은 예상보다 강건한 소비지출, 민간투자 회복, 정부지출 등이 성장의 주요 축을 담당하면서 올해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로 지역은 낮은 수준의 투자와 해당 지역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 경제의 부진으로 0.7% 성장에 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일본도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은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작년 높은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입 부문 기여도의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올해는 0.9%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신흥국은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올해 인도의 강한 성장세와 중국 등 다른 신흥국의 완만한 경기가 대조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올해 중국정부는 5% 내외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지만 시장의 낮은 기대와 지속적인 경제 리스크,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4.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도는 정부, 민간 투자 확대와 소비 회복으로 올해 6.8%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의 하향세와 유로 지역의 회복, 인도의 선전 등으로 3.2%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은 소비 둔화, 정부의 공급망 법안 내 지출 여력 소진 등에 따라 1.7% 성장률로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트럼프 재집권 시 나타날 수 있는 정책 방향 전환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내년 정책 효과가 감소함에도 견고한 임금과 물가 선순환이 구축된다는 전제하에 소득과 소비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1.0%의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성장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과 공급 충격 재발, 고금리 장기화 속 국가 간 통화정책 차별화, 글로벌 선거의 해 이후 사회·정치 양극화와 자국 우선주의 심화 등을 꼽았다.
가장 우려가 되는 요소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이다. 현재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두 전쟁 모두 이른 시일 내에 종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현재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지는 않지만, 다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파동이 나타날 경우 글로벌 경제는 인플레이션 재발과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이란의 금수조치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국제유가는 쉽게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유가 부담과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세계경제는 다시금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상고하저’의 추세를 보일 것으로 바라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완화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고환율을 보이고 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시점부터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올해와 내년에도 중동분쟁의 향방이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동분쟁 상황이 악화할 경우 100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브렌트유 기준으로 120~13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