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요 먹거리 품목 가격 일제히 인상
가처분소득 증가율 2배 이상 넘어선 먹거리 물가
/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다음달부터 주요 먹거리 품목의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코코아 가격 폭등으로 초콜릿 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김, 간장 등 가격도 오른다. 게다가 외식 단골 메뉴인 치킨 값도 오를 예정인만큼 소비자들의 지출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다음달 1일부터 전 유통채널에서 자사 제품 17종 가격 평균 12% 인상할 예정이다. 최근 초코릿 주 원료인 코코아 선물 가격이 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여파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별로 보면 가나마일드 34g은 기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초코 빼빼로 54g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크런키 34g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ABC초코187g을 6000원에서 6600원으로 올린다. 빈츠 102g을 2800원에서 3000원으로, 칸쵸 54g을 1200원에서 1300원으로, 명가찰떡파이 6입을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인상한다. 빙과 주요 제품인 구구크러스터를 기존 5000원에서 5500원으로 올린다.

한달 전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1만2000달러에 육박했다. 최근 다소 내려가 지난 24일 기준 t당 8294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 초의 두 배 수준이다.

밥상 반찬인 김 가격도 올랐다. 동원F&B는 다음달부터 조미김 양반김 가격 평균 15% 인상한다. 앞서 대천김 구이김밥용김(22g 3봉)은 7990원에서 9990원으로 25%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마트와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김 가격을 11.1% 인상했다. 광천김과 성경식품도 모두 가격을 올렸다.

샘표 양조간장 30종 가격은 내달 중순부터 평균 9.0% 인상된다. 양조간장 701(1.7ℓ) 제품 소비자 가격은 1만7010원에서 1만8610원으로 오른다.

롯데칠성음료도 탄산음료 등의 가격을 5~8% 올리는 것과 관련 대형마트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과 햄버거 가격도 올랐다. BBQ는 오는 31일부터 23개 제품 가격을 평균 6.3% 인상한다.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 가격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는 2만1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변경된다. 맥도날드는 지난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그동안 정부 눈치를 보던 제조업체들은 지난달 총선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을 시행하고 있다. 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지속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 반면 먹거리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 중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404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처분소득은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반면 외식과 가공식품 등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넘어섰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2.8배, 가공식품은 2.2%로 1.6배다. 먹거리 물가 상승 폭이 소득 증가 폭보다 컸다.

시민단체는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될 시 제품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한 번 올라간 소비자가는 단기적 할인 이벤트 외에는 인하된 가격을 경험하기 매우 어렵다”라며 “선도적으로 소비자 지향적인 가격 인하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