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지 기후행동 제안…“온실가스 저감 참여 목소리 내기, 정치적 압력 가하기 중요”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지난 140년여간 인류가 가장 더운 여름을 겪었던 때는 작년이었다. 결국 지구온난화 마지노선인 1.5℃를 0.02℃ 남겨놓고 있을 정도로 기후위기는 가속화하고 있다. 개개인이 기후시민으로 거듭나야 이 위기를 넘기고 인류 생존이 가능하다.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원장은 24일 한스경제와 ESG행복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2024 1.5°C HOW 포럼 & ESG 코리아 어워즈’에서 '기후위기 시대와 기후시민'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 같이 역설했다.
윤 원장은 먼저 미국 나사(NASA)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1880년 이후 월별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때는 작년 7월, 2위는 작년 8월이었다며 기후위기 가속화를 경고했다.
유럽연합(EU) 기상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48℃ 상승하며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나아가 해양 열 함량, 전 지구 평균 해수면도 관측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기후위기 위협을 현실화하고 있다.
윤 원장은 “지구 탄소 주기에서 83%가 해양을 통해 순환하는데 5년 연속 해양열 기록을 경신하는 등 해양에서도 온난화, 산성화, 해수면 상승, 산소 감소, 조류 변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북극 얼음은 지난 30년 간 한반도 면적의 8배가 사라지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만약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2℃에 이르면 북극 해빙이 완전 유실될 확률이 28%까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지속화로 인해 이제 인류에게는 기후변화보다는 기후위기란 단어가 익숙해졌다. 또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말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 나아가 지구열탕화(Global Boiling) 시대란 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끓는 지구를 표현한 지구열탕화란 말은 작년 7월 안토니오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열탕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한 이후 보편적인 단어로 자리 잡았다.
윤 원장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국 정부, 국제기구, 환경단체, 인류가 다 같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이제 인류 모두가 미래세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산업체만이 아니라 의식주와 이동에 이르기까지 인류 모두의 생활 전반이 온실가스 배출원”이라며 “각각의 개인이 관심을 갖고 기후시민으로 거듭나야 기업과 정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책임 있는 생산, 소비자들의 책임 있는 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순환경제 실현이 중요한데 정부와 기업의 행동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먼저 의식을 바꿔 기후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기후위기 시대를 이겨내는 주체는 우리 모두가 돼야 한다. 개개인이 기후시민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기후위기에 따른 생존 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개개인이 기후시민으로 거듭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유엔환경계획이 제안한 10가지 기후행동을 소개했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운동에 참여하자는 목소리 내기 △환경 이슈에 관련한 정치적 압력 가하기 △교통수단 바꾸기 △전력 사용량 줄이기 △식물 기반으로 식단 바꾸기 △지역 상품, 지속가능 관련 상품 구매하기 △음식물 버리지 않기 △기후에 맞춰 스마트하게 입기 △나무 심기 △지구친화적 투자하기 등이다.
윤 원장은 10가지 기후행동 중 온실가스 저감 참여 목소리내기와 정치적 압력 가하기를 가장 중요한 실천사항으로 꼽았다.
윤 원장은 “친구와 가족, 동료들에게 탄소 감축을 독려하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운동에 참여하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기후시민으로 거듭나는 첫 단계”라고 소개했다.
윤 원장은 “관심 갖는 환경 이슈를 선정하고, 변화를 촉구할 구체적인 요구 주제를 결정해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 정치인과 기업가들이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압박을 가해 사회가 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정당을 넘어 모든 정당이 기후공약을 개발해서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공약이 지켜지도록 꾸준히 압박해야만 한다”며 “우리 모두는 기후시민으로, ‘지금 여기 나부터’,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그렇게’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