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선언적 ESG 경영을 넘어 타 업종 기업 내재화까지 조력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4 1.5°C HOW 포럼 & ESG 코리아 어워즈’에서 양민경 신한금융그룹 ESG기획팀 부부장이 신한금융그룹의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4 1.5°C HOW 포럼 & ESG 코리아 어워즈’에서 양민경 신한금융그룹 ESG기획팀 부부장이 신한금융그룹의 ESG 전략 및 실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의 ESG 슬로건은 '멋진 세상을 향한 올바른 실천'이란 의미인 'Do the Right Thing for a Wonderful World'이다. 핵심 전략방향은 친환경·상생·신뢰라는 키워드로 E·S·G 각 부문을 요약할 수 있다.

핵심 임팩트 5대 과제 아래 10대 전략지표를 설정한, 신한금융 ESG 경영의 최종 지향점은 친환경 기조 아래 그룹 탄소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상생 경영으로 혁신기업 발굴·육성해 10개 유니콘을 만들고, 그룹과 함께 모두의 만족도를 100%로 끌어올리는 신뢰 경영을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의 ESG 구동체계는 여타 주요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이사회 내 ESG 전략위원회가 핵심이다. 또한 CEO 직속 그룹인 ESG 추진위원회와 함께, 각 임원 직속 그룹 ESG CSSO 협의회도 가동하고 있다.

실무단에서도 그룹 ESG 실무협의회와 ESG본부를 중심으로 한 그룹 내 전담조직도 꾸렸다. 그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신한캐피탈·신한자산운용 등, 계열사마다 각각 ESG 전담조직과 회의체가 가동해 탑-다운과 바텀-업 양 방향의 전략 추진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된다.

이처럼 실무진에서 경영진, 이사회에 이르는 ESG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경영진의 경우 전략과제 KPI 내 ESG 경영성과를 반영해 평가와 보수에 연동하고 있다. 이미 2018년 이와 같은 논의를 시작해 2019년부터 그룹 내 전반에 이를 내재화했다. 이후 2022년에는 그룹 CEO에 대해선 평가 비중을 더 확대하기도 했으며, 그룹사 CEO는 규모 및 사업 특성을 반영해 차등한 비중을 둔다.

국내 금융권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신한금융의 행보는 지난 2007년 3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가입으로 시작된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 현황만 봐도 잘 드러난다. 2023년 5월 RE100 선언까지 마무리하며 정점을 찍는다.

자산의 탄소배출량을 가리키는 '금융배출량'은 2020년 4381만 6695톤으로, 1차 목표는 2030년에는 이를 33.7% 감축하겠다 것이다. 2040년에는 2020년 대비 59.5% 감축하는 것이 목표며, 최종적으로 넷-제로 달성 시점은 2050년으로 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30조원의  친환경 금융 지원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금융그룹으로서 핵심적인 ESG 경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 금융 지원은 'K-텍소노미'와 연계한 기존 친환경 금융을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친환경·재생에너지 등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 국내 최초로 금융배출량 산정 위한 플랫폼 구축

또한 신한금융은 여신·투자 잔액과 금융배출량 산출 관련 데이터를 취합해 국내 금융권 최초로  금융배출량 측정 시스템을 오픈했다. 양민경 신한금융그룹 ESG기획팀 부부장은 "거래 기업의 스코프 1, 2는 물론 스코프 3까지 금융배출량 산정을 위해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한다.

ESG 관련 의무공시가 임박한 시점에서 금융사는 물론, 각 기업마다 이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의 ESG 공시와는 시기·방법·내용 면에서 앞으로 의무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골자만 꼽아 보자면, △연결기업 ESG 내용도 의무 포함 △기존 사업보고서로 의무적 편입 △자발적 공시에서 의무적 공시로 전환 △재무적 연계성 고려 필요 △기업 평가 및 기업가치 산정에 주요 요소로 작용 등의 내용일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현실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것은 각종 ESG 데이터의 구조화다. 신한금융은 400여 개 이상의 ESG 데이터를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들어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기후변화 관련 이행 리스크 시나리오 분석 등은 물론,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S&P와 함께 생물다양성 관련 파일럿 분석을 수행한 점은 신한금융의 다각적인 ESG 경영 준비 정도를 잘 보여준다.

113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판 및 규제 리스크 △영향 리스크 △의존성 리스크 등 3가지 측면에서 분석을 실시한 결과, 신한금융 포트폴리오에 속한 기업들 중 주요 생물다양성 지역(KBAs)에 위치한 기업은 2% 가량으로 분석됐다.

또한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지역의 중요도와 기존 환경에 비해 훼손된 정도를 고려하니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는 7% 수준으로 측정됐다. 아울러 토지·원자재·기후 등 자연 생태계에 대한 의존성 리스크가 큰 기업은 441곳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기업들에게 인식됐던 ESG 경영이 다소 포괄적이고 선언적 성격이 강했다고 하면, 앞으로는 의무공시 등을 통해 보다 계량적이고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이 방대한 관련 데이터를 구조화시키는 노력과 함께 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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