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완성차도 투자 속도…도요타‧LG엔솔, 혼다·포스코 협력 시너지 기대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한국과 일본이 북미 시장 배터리 투자에 속도를 내며 향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K배터리 3사는 북미 시장에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와 혼다도 미국과 캐나다에 투자를 연이어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모빌리티 포어사이츠(Mobility Foresights)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는 2022년 46억달러(약 5조9652억원)에서 연평균 12.15% 성장해 2027년 81억6000만달러(약 10조5818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K배터리 3사는 북미 배터리 시장이 가장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들어 북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GM(General Motors)과 2026년 양산을 목표로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30GWh(기가와트시) 이상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는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배터리를 생산해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와도 미국 인디애나주에 설립한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tarPlus Energy) 2공장을 건설한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34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1분기에는 미국 테네시 GM 합작 2공장이 가동을 시작했고 향후 생산능력을 5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는 GM의 3세대 배터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규 전기차에 탑재된다.
미국 내 두 번째 단독 생산 공장인 애리조나 공장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애리조나 공장은 북미지역 첫 원통형 공장이자, ESS(에너지저장장치) 첫 전용 공장으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각광받는 46시리즈와 LFP(리튬인산철) 기반 ESS가 생산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하반기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45GWh 규모의 스텔란티스 합작공장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고 지역별·고객별 수요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올해 생산설비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북미 지역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규 투자 성격으로 이미 확정돼 있는 포드와 현대차 합작법인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계획이다.
SK온 측은 “포드의 경우에는 미국의 에너지부 쪽에서 저리의 정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 중”이라며 “현대차 합작법인은 올해 진행될 각 사의 지분율 수준의 파트너링 투자를 통해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본 완성차 기업들의 북미 배터리 투자도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도요타는 작년 10월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건설 중인 차량용 배터리 공장에 약 10조9,4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의 누적 투자액은 약 19조에 이른다.
혼다는 북미에 2026년부터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제로 시리즈’를 진행한다. 혼다는 지난 4월 캐나다에 전기차 신공장 건설에 대해 캐나다 정부와 합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총 투자액은 약 8조8000억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캐나다 공장은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은 24만 대 규모로 2028년 가동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북미 배터리 시장 공략에 대해 KOTRA는 “도요타, 혼다 등의 일본 완성차 메이커와 이들 기업에 재료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진출은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도요타와 LG에너지솔루션, 혼다와 포스코의 협력과 같이 북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며 “북미 지역에서 전개되는 일본 공급망 구축은 관련 분야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