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 2019년 2월 해외 무대의 문을 두드린 지 6년 만이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에서 활약 중인 황인범(28ㆍ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향할 기회를 잡았다. EPL 스카우트 앞에서 맹활약하며 자신의 존재를 어필했다. 올여름 EPL 진출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황인범은 25일(한국 시각) 열린 파르티잔과의 2023-2024 세르비아 컵 준결승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전반 28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플레이로 팀의 선제 득점에 기여했다.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팀 동료 피터 올라잉카가 헤더 슈팅했고, 상대 수비수 다리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즈베즈다는 2-0으로 승리하며 세르비아 컵 결승에 올랐다. 이번 시즌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 즈베즈다로 이적한 그는 시즌 29경기 5득점의 기록을 남겼다.
황인범에게 이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상대가 즈베즈다의 라이벌전이어서 꼭 이겨야 하는 승부이기도 했지만, EPL 스카우트들이 경기장을 찾아 황인범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기를 앞두고 세르비아 언론 인포머는 “EPL 중위권 팀의 스카우트들이 황인범을 보려고 이 경기를 찾는다”고 했다. 올여름 복수의 EPL 중위권 팀들이 영입 리스트에 황인범을 올려놓고 점검했다고 볼 수 있다. 좋은 활약을 보여 이적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 됐다.
즈베즈다는 지난해 9월 550만 유로(약 82억 원)의 이적료에 황인범을 데려왔다. 구단 재정이 크지 않은 즈베즈다의 사정을 볼 때 550만 유로는 큰 금액을 지출한 것이다. 서유럽 팀들보다 재정 규모가 작은 동유럽 팀들은 좋은 제안이 오면 소속 선수의 이적을 허용하는 분위기다.
즈베즈다도 마찬가지다. EPL 팀들이 적절한 제안을 하면 바로 수용하고 보낼 수 있다. 유럽 이적정보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황인범의 현재 시장 가치는 600만 유로(약 88억 원)다. 현재 빼어난 활약 중이기에 실제 이적료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인포머는 “즈베즈다 경영진은 제안이 오면 놓아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황인범은 대전 하나 시티즌 소속이던 2019년 초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하며 해외 진출을 했다. 그는 루빈 카잔(러시아), 올림피아코스를 거쳐 즈베즈다에 왔다. 그러나 EPL을 비롯한 유럽 빅리그 무대를 뛰어보지 않았다.
선수라면 뛰고 싶을 수밖에 없다. 황인범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도 빅리그에서 활약하길 바라서다. EPL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은 만큼 EPL 진출이라는 바람이 서서히 현실이 되려 한다.
황인범이 EPL에 진출하면 한국 선수로는 15번째가 된다. 1호 선수인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이청용, 박주영, 지동원, 기성용, 김보경, 윤석영,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14명이 EPL에 진출했다.
김성진 기자 sungj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