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창사 이래 첫 신약개발 성공
글로벌 영토 확장 가능성 확보
제일약품그룹 본사. /제일헬스사이언스 제공
제일약품그룹 본사. /제일헬스사이언스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제일약품이 자회사를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약 개발에 성공, 연구개발(R&D)와 영업·마케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24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정’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약물은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양성자펌프억제제(PPI) 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치료제다. 

PPI는 지난 30여 년간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됐으나 느린 작용 시간과 불안정한 약제 상호작용, 미미한 야간 산 분비 억제 효과 등이 단점으로 꼽혔다. 특히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문제로 지적됐다.

P-CAB은 위산을 분비하는 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 분비를 경쟁적으로 차단한다. 이 같은 특성으로 즉각적인 효능을 나타낸다.

회사 측은 “PPI가 최대 발현 효과를 보이기까지 4~5일이 걸리는 반면 자큐보정은 복용 즉시 효과를 볼 수 있고 긴 반감기로 야간 가슴쓰림 증상에 더욱 효과적”이라며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허가는 국내 의료기관 28곳에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상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회사가 지난해 10월 유럽소화기학회(UEGW)에서 발표한 임상 3상 주요 데이터에 따르면 자큐보정은 8주간 투여시 치료율 97.9%를 나타냈다. 4주간 투여시 비교군보다 7.4%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급여 등재를 거쳐 연내 자큐보정을 출시할 계획이다. 영업 및 판매 제일약품이 맡아 진행한다.

자큐보정의 허가로 제일약품그룹은 신약개발 기업에 합류하게 됐다. 회사는 그동안 화이자 등 국내외 기업과의 코프로모션(공동판매)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이로써 R&D와 판매라는 두 마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넓힐 수 있는 기회도 잡게 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3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1억 2750만달러(약 1600억원) 규모의 자큐보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항암 신약 분야도 도전 중이다. 현재 이중표적항암제 ‘네수파립’은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이달 5~10일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에서는 자궁내막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었다는 비임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대형 제약사의 전유물과 같던 신약 허가를 온코닉테라퓨틱스와 같은 신약 개발 기업이 임상부터 최종 신약 허가까지 이루게 돼 의미 있고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자큐보정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국산 신약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신약 연구개발(R&D) 기업으로 입지를 더 공고히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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