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회 성길용 의장이 조미선 의원의 7분 발언을 중지하고 있다./ 김두일 기자
오산시의회 성길용 의장이 조미선 의원의 7분 발언을 중지하고 있다./ 김두일 기자

[한스경제=(오산)김두일 기자] “마이크 꺼주세요!”, (조미선 의원)“의장님, 발언 중입니다.”, “마이크 꺼주세요!”, “자리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7분 자유 발언을 미처 마무리하지 못하고 오산시의회 조미선 의원이 떨리는 음성으로 돌아섰다.

성길용 의장의 위압적인 명령에 직원이 마이크를 꺼버린 뒤 끝까지 발언을 이어가려 했지만 조 의원은 결국 발언대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지난 22일 오산시의회 제284회 임시회에서 펼쳐진 장면이다.

이날의 상황을 직접 마주한 이들과 영상을 통해 시청한 이들은 지방의회 의장의 위엄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날 조미선 의원은 오산시 예산 편성, 집행, 사업 추진 부서 간의 주기적이고 전략적인 피드백 제공을 위한 소통 그리고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최근 발생한 인사논란에 대해 발언을 이어가던 중 성길용 의장의 제지로 발언대에서 퇴장당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의회 인사위원회에서 오산시의회 의정팀장을 5급 승진 의결한 것과 관련해 직원들과 의회 안팎의 논란을 조미선 의원이 7분 발언 중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조 의원은 7분 발언에서 “오산시의회의 구성원인 의원들과 어떠한 협의나 소통도 없었던 점, 그리고 인사위원회 개최나 결과 통보 등의 절차가 너무나 은밀하고, 신속하고, 미흡하게 진행된 점, 인력충원 관련 집행부와의 소통부족 등으로 인해 공무원 노조를 비롯한 지역사회 곳곳에서 의문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적에 대해 성길용 의장은 발끈했다. 강한 어조로 마이크를 끌 것을 담당 공무원에게 지시하며 7분 발언을 중지하고 자리로 돌아가라며 발언대에서 사실상 퇴장을 명령했다.

성길용 의장은 “7분 발언과 관련없는 내용을 이 자리에서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라고 말한 뒤 호통치듯 “(자리로) 돌아가주세요!”라며 고성으로 지시했다.

성길용 의장의 위압적인 명령에 직원이 마이크를 꺼버린 뒤 끝까지 발언을 이어가려 했지만 조 의원은 결국 발언대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김두일 기자
성길용 의장의 위압적인 명령에 직원이 마이크를 꺼버린 뒤 끝까지 발언을 이어가려 했지만 조 의원은 결국 발언대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김두일 기자

이에 대해 조 의원은 7분 발언의 취지와 발표 내용이 “의회와 연관된 사안으로 의원만이 지적할 수 있다”며 계속적인 발언을 이어가려 했으나 결국 성 의장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채 자리로 돌아가 배석했다.

한편, 오산시의회는 지난 16일 오산시의회 의정팀장의 승진과 관련해 “지난 4월에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5급 승진 대상자로 의결돼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6주간 5급 승진리더과정을 수료한 후 승진임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의결은 2022년 1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던 의회사무과 직원에 대한 인사권이 지방의회 의장으로 변경돼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된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사무관 승진 의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회의 입장과는 달리 의원들과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지방의회의 첫 인사권 행사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의장의 권한을 남용했다”, “밀실인사”라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성의원의 자유발언까지 제지하는 모습이 버젓이 의회 생중계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알려지며 스스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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