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때 47도 기록...계절 평균比 38.5도 상승해
생태계까지 위험...크릴새우부터 황제펭귄까지 생존 위협
남극의 황제펭귄. / 연합뉴스. 
남극의 황제펭귄.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남극의 기온이 한때 계절 평균보다 38.5도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빙과 빙하 등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생태계에 재앙이 닥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18일 남극 콩코르디아 기지의의 과학자들은 남극 기온이 계절 평균보다 38.6도 높아지면서 47도를 기록한 것을 발견했다. 

이 같은 기현상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다만 저위도 지역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과거와 달리 남극 상공 대기권에 깊숙하게 침투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남극조사국을 이끄는 마이클 메러디스 교수는 "남극 해빙 면적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 살짝 늘어났는데, 최근 10년간 절반 이상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북극은 현재 지구의 타 지역보다 4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 이를 남극이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하 기온에서는 이 같은 엄청난 급증을 견딜만 했다"며 "그러나 지금 영국에서 40도 상승한다면 봄 기온이 50도를 넘을 것이고, 이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서남극 빙하의 녹는 속도는 점차 가속화되고, 남극 대륙 주변의 해빙 역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빨라지면서 태양광이 우주로 반사되지 못하고 바다로 흡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바다가 더욱 가열돼 해빙이 빠르게 녹고 있다는 것이다. 

빙하가 감소하면서 수 십 년내 해수면 상승이 급격하게 오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관련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이번 세기말까지 해수면이 최소 0.3m에서 최대 1.1m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후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남극 대륙 모든 얼음이 녹는다면 전세계 해수면이 60m 이상 상승해 현재 인류가 생활하고 있는 섬과 해안 지역 대부분이 침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남극 대륙의 해빙이 녹으면서 조류(藻類·물속에 사는 식물)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영국 남극조사국의 케이트 헨드리 교수는 물고기, 펭귄, 바다표범 등의 먹이인 크릴새우도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크릴새우의 멸종은 남극 먹이사슬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크릴새우는 조류를 먹고 배설하는데, 이 배설물은 탄소를 해저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남극에서만 서식하는 황제펭귄 역시 해빙 감소로 번식 실패를 겪고 있다. 어린 펭귄은 방수 깃털이 다 자랄 때까지는 해빙 위에서 지내야 한다. 그러나 깃털이 다 자라기도 전에 해빙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는 황제펭귄의 집단 폐사가 연일 보도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온난화 가속화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번 세기말에는 황제펭귄의 서식지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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