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며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증권가의 목표주가가 상향 제시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9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4.8%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38.8% 줄어든 51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 9532억원으로 9.4% 늘었다. 4분기 기준 순이익은 -157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이번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보다 하회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이에 대한 원인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한 충당금과 투자목적자산에서 발생한 손상차손 등을 언급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대규모 손실 발생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법인이 보유한 각종 투자목적자산에서 대규모 손상차손 발생했고 금융당국 권고로 보수적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및 태영건설 관련 충당금 적립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투자자산에 대한 충당금과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손실이 반영되며 부진했으며 이에 따라 2016년 이후 가장 저조한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일부 증권사에선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1만원으로 상향했으며 하나증권과 KB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9500원, 7800원으로 상향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평가손실 및 충당금 규모를 통한 실적 리스크는 지난 해 꾸준히 주가에 반영돼 왔으며 이번 실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위험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적보다는 주주환원행보에 더 높은 주가민감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지난 25일 700억원의 자사주매입 계획은 이달 6일 기준 15%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며 올해 발표될 3개년 주주환원정책은 과거 대비 더 큰 주가상승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7800원으로 상향하는 이유는 주주환원 상향에 대한 기대감을 밸류에이션에 일부 반영했고,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손상인식이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점에서 올해 이익 변동성 축소를 반영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적정주가 의견을 유지는 증권사들도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대체투자 관련 우려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업종 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향후 발표될 주주환원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기에 금리 하락을 가정한다면 실적 턴어라운드도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영준 연구원은 “4분기 및 연간 실적은 대규모 비용 반영으로 부진했으나 2021년 금리 상승이 시작된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온 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고 있는데 향후 시중금리의 하락을 가정했을 경우 추가적인 투자자산 가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ROE 회복 및 PBR 밸류에이션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