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마케팅 흥행 원인에 '밀레니얼 세대 향수' 꼽기도
CU, 지난해 캐릭터 컬래버 상품 매출 4.2배 증가
GS25 자체 개발 '무무씨' SNS 팔로워 2만 2,000명...IP 활용 확대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유통가의 오랜 흥행 공식 '캐릭터'의 힘이 건재하다. 올해도 국내 대표 편의점의 '캐릭터 마케팅'이 치열하게 맞붙으며 우위를 가리고 있다.
GS25는 본격적인 '자체 캐릭터' 개발에 나섰고, CU는 '컬래버레이션 맛집'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로 다른 전략이지만, 결국 '귀여워야 사는' 경쟁에서 취향에 따라 소비자들의 지갑이 활짝 열리고 있다.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도 캐릭터 시장은 12조 5,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이어 코로나19 기간을 지난 2022년에는 약 20조 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캐릭터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증가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22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2022년 조사대상 3,500명 기준 64.2%가 '캐릭터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2020년에는 57.2%, 2021년에는 62.4%로 매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조사대상 3,500명 중 54.3%는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도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부여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수요를 보다 쉽게 끌어올릴 수 있고, 나아가 브랜드 충성 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통가에서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캐릭터 마케팅'이 지속적으로 효과를 보는 이유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의 향수'를 꼽기도 했다. 80~90년대 유행했던 캐릭터들이 재등장함으로써 당시 어린이였던 밀레니얼 세대의 추억을 자극,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든다는 것이다. 불과 1~2년 전 전국을 강타한 '포켓몬빵 열풍'이 이에 대표적인 예시다.
편의점 CU 역시 최근 클래식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재미를 봤다. CU에 따르면 2023년 CU의 캐릭터 상품별 매출 구성비 중 짱구가 전체 44%의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원피스 20%, 명탐정 코난 16%, 쿠키런 킹덤 12%, 이웃집 통통이 5%, 기타(꽃카 등) 3% 순으로 매출이 높았다.
CU의 전체 캐릭터 컬래버 상품 매출은 2022년 12.5배 급증한 데 이어, 작년에는 약 4.2배 증가하기도 했다. 캐릭터 상품이 총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CU는 올해도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년 첫 주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인기 캐릭터인 '망그러진 곰'과 라인프렌즈 '미니니'가 발탁됐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캐릭터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확인하고 마니아층이 많은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CU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U가 친근하고 인기 있는 캐릭터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GS25는 자체 제작 캐릭터를 꺼내 들었다. 티베트 여우를 의인화한 캐릭터 '무무씨'가 주인공이다. 지난 2022년 탄생한 무무씨는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으로 인기를 끌며 인스타그램 약 2만2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GS25는 '신년맞이 무무씨네 편의점 앵콜 개업'이라는 콘셉트로 이달 16일까지 성수동 소재의 GS25 도어투성수에서 무무씨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1일~24일까지 열린 서울일러스트페어에도 무무씨네 편의점 콘셉트로 부스를 열어 방문객 4만여명 달성, 1000여 참여 부스 중 매출 TOP3 내에 드는 성과 등을 거둔 바 있다.
GS25는 향후 무무씨 캐릭터 IP로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서비스 영역에도 활용하고 외부 제휴까지 확대해 단순 소매점의 영역을 뛰어넘어 소비 놀이터 플랫폼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박준형 GS25 마케팅팀장은 "대형 유통 포맷 위주로 최근 바람이 불고 있는 캐릭터 IP 영역에 편의점 GS25가 차별화된 캐릭터 콘셉트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20·30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무무씨의 세계관이 잘 반영된 마케팅을 펼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재미와 온·오프라인의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수민 기자 sum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