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내년부터 대규모 코스피 상장사는 거래소에 제출하는 공시 중 중요 정보에 대해 3일 내 영문공시도 제출해야 한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방안’에 포함된 영문공시 단계적 확대 방안 중 1단계 의무화가 시행되는 것이다.
2024년부터 영문공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대상은 자산 10조원 이상(외국인 지분율 5% 미만인 경우 제외) 또는 외국인 지분율 30% 이상(자산 2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등의 코스피 상장사다. 주요 내용은 △결산 관련 사항(현금·현물 배당 결정 등) △주요 의사결정 사항(유·무상 증자 결정 등) △매매거래정지 수반 사항(주식 소각 결정 등)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다. 거래소에 국문공시를 제출한 후 3영업일 내에 영문공시도 제출해야 한다.
2026년 시행 예정인 2단계 의무화 때는 대상을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한다. 대상 항목 역시 거래소 공시 내역을 1단계보다 확대하면서, 일부 법정공시에 대해서도 영문요약본 제출을 의무화한다. 공시 시한 역시 원칙적으로 국문공시와 동시 제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영문공시 의무화 도입을 위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등의 관련 규정 개정을 완료한 바 있다. 이후 유관기관은 영문공시 플랫폼 개선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교육 및 안내도 병행해 왔다.
한국거래소는 상장법인의 원활한 적응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 번역업체의 변역지원 서비스를 확대 실시하는 한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협력해 기업에 대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했다.
시스템 개선이 완료됨에 따라, 1월 1일부터는 기업이 국문공시를 제출할 때 영문공시 의무화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이를 안내하는 기능이 팝업으로 신설됐으며, 상장법인이 편리하게 면책문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영문공시 서식에 이와 관련한 서식도 추가한다.
특히 거래소는 네이버클라우드와 공동 개발한 ‘한국거래소-파파고 공시 전용 AI 번역기’를 전자공시시스템(KIND) 등의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12월 18일부터 제공한다.
양 기관은 AI 번역 인프라를 고도화해 상장법인 영문공시를 보다 확대하고자 지난해 10월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거래소는 그동안 축적된 국문·영문공시 데이터를 제공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문공시의 영문번역 품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품질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일반 번역기와 다르게 ‘감자방법’을 ‘Method of capital reduction’으로 번역하는 등 특화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제공되는 공시전용 AI 번역기는 상장법인 공시담당자가 영문공시를 위한 초벌번역 등에 활용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가 국문공시 내용을 보다 쉽게 확인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상장기업이 DART 편집기 등으로 법정공시(주요사항보고서 공통사항)을 제출하는 경우 영문공시 제출의무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향후 △영문 DART 시스템 개선으로 국문공시 서류를 제출하면 자동으로 목차와 서식이 영문으로 변환돼 외국인 투자자에게 제공되도록 개선 △주요 공시정보 81종을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용 서비스 ‘Open DART’의 영문 서비스 구축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영문공시 1단계 의무화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지원방안을 병행할 계획이다. AI 번역기 등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전문 번역업체 번역지원 서비스를 확대·개선하며, 의무화 관련 안내와 교육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영문공시 1단계 의무화 시행을 통해 영문공시가 보다 활성화되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접근 환경이 개선되고,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