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현대백 이어 '세대교체' 방점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롯데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젊은 리더십, 글로벌 전문가, 여성 리더십을 강화를 앞세워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앞서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또한 주요 계열사 대표를 대폭 물갈이를 한 가운데, 유통3사의 세대교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롯데는 롯데지주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각사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 인사폭에 주목하는 상황이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유통업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먼저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신세계그룹은 양대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부문)을 포함해 대표인사의 약 40%를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Cluster)를 신설하면서 새로운 대표이사 운영구조를 도입한데 이어, 지난 달에는 그룹 경영전략실장에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겸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를 새롭게 임명했다. 그룹 컨트롤타워의 중책을 새로운 인물에게 맡기며 세대교체에 따른 성장동력 확보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던 현대백화점그룹 또한 올해 인사에서 그룹 핵심인 백화점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안정 보단 쇄신을 택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이 신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의 정지선 회장, 장호진 사장, 김형종 사장 3인 체제가 정지선 회장, 정지영 사장 2인 대표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영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롯데 인사에 따르면 전체 임원 규모의 변화는 신세계와 현대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60대 롯데 계열사 CEO 8명이 퇴진하고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됐다. 혁신과 안정에 고루 집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체 된 14명 중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우웅조 상무(승진)를 선임함으로써 40대 대표이사가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이사, 에프알엘코리아 정현석 대표이사 포함 3명이 된다. 이는 최근 3년 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사장 직급의 경우 전년에 비해 62세에서 57세로 약 5세 젊어졌다. '젊은 리더십'을 전진 배치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각 비즈니스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대거 영입한 점도 눈에 띈다. 롯데물산 대표이사에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롯데AMC 대표이사에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내정했다.
2018년 첫 여성 CEO를 발탁한 이후 최대 규모인 3명의 여성 대표를 선임하며 '여성 리더십'도 강화했다. 신임 롯데AMC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소연 전무는 '국내 첫 부동산 자산운용 여성 CEO'이다. 이에 따라 여성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GFR 신민욱 전무, 롯데멤버스 김혜주 전무를 포함해 총 3명이 된다.
롯데를 마지막으로 유통3사가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세대 교체' 카드를 꺼낸 가운데, 조직 개편에 따른 각 사의 실적 변화와 미래 성장동력에도 관심이 고조될 전망이다.
이수민 기자 sum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