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국민은행, 올해 3분기 누적 이자이익 '주요 금융사 최대'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KB금융그룹이 양종희 부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장기간 그룹을 이끌어 온 윤종규 전 회장이 그룹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명퇴를 결정함에 따라 10년 만에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KB금융은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내부 인사는 물론, 디지털·ESG·상생경영 등, 안팎으로 경영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에 <한스경제는> 새롭게 출항한 KB금융 양종희 호(號)의 경영 상황과 숙제를 짚어 보았다. <편집자주>
양종희 KB금융그룹 신임 회장의 당면과제는 금융권 최대 화두라 할 수 있는 '상생경영'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이은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로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등의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은 이자이익이 증가하며 매 분기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과 고물가로 인한 경기둔화 속에 은행권이 최대 실적을 이어감에 따라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다. 더욱이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통해 대출 규제를 완화했던 정부는 '은행은 공공재', '은행 종노릇', '독과점'이란 발언을 이어가며 은행권에 책임을 전가하며 '상생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8조 84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 4008억원) 대비 5.3%가 증가하며 주요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신한금융의 순이자이익은 KB금융보다 약 800억원이 적은 8조 313억원을 기록했으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6조 7648억원과 6조 5999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총 7조 3319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기록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 8432억원)보다 7.1%가 증가한 수치로 △신한은행(6조 2563억원) △하나은행(5조 9648억원) △우리은행(5조 6172억원)보다 많다.
이자이익 증가는 곧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 3704억원과 2조 8554억원으로 '리딩금융', '리딩뱅크' 타이틀을 사수했다.
호실적만큼이나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한 상황이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기조로 금융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의 '이자장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정치권과 금융당국 모두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간담회를 통해 “단기간 급격히 늘어난 이자부담 등으로 우리 경제를 바닥에서부터 떠받쳐온 동네·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특히 은행권은 역대급 이익이 지속되는 상황이다”며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금융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대출 규제를 완화했던 금융 당국 수장들 모두 은행권의 '이자이익'을 두고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양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을 약속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도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전진(前進)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KB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영역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리딩금융그룹으로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사회와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하나·신한·우리금융 등이 발 빠르게 상생금융안을 내놓거나 계획을 발표한 만큼 KB금융 역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이웃사랑 성금 전달, 스타트업 지원 등을 통해 상생경영에 첫 발걸음을 뗐다.
양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희망 2024 나눔캠페인’ 출범식에 법인 기부자 대표로 참석해 이웃사랑 성금 200억원을 전달했다.
KB금융은 지난 2001년부터 ‘희망나눔캠페인’에 참여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기업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국민과 함께하는 상생의 의미를 더욱 키워 나가고자 작년 기부액의 2배인 총 200억원을 기부했으며, 현재까지 총 누적 기부액은 1710억원에 달한다.
5일에는 서울 서초구 KB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센터에서 스타트업과 제휴·연계를 통한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육성 지원을 위해 스타트업 데모데이(Demoday)인 ‘2023 허브데이(HUB Day)’를 개최했다.
데모데이란 스타트업이 정부의 육성·투자 기관, 창업 지원 기관,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에 사업 방향성, 사업 모델, 창업 아이템 등을 제시하는 투자 유치 활동아다.
이 밖에도 KB금융은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KB금융은 저출생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교육부와 함께 지난 5년간 총 2265개의 국공립 병설유치원 및 초등돌봄교실을 신설했으며, 현재 약 4만 5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이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소호컨설팅센터’를 통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약 3만 5000명의 자영업자와 예비창업자에게 창업절차, 상권분석, 금융·경영 상담 등 종합적인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KB굿잡 취업박람회’를 2011년부터 개최해 온 결과, 지금까지 약 118만 명이 방문해 3만 5232명이 일자리를 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KB증권의 아동 교육·놀이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무지개 교실’ △KB손해보험의 소방공무원 대상 ‘심신안정실 설치’ △KB국민카드의 글로벌 및 탈북 가정 아동 대상 ‘한국어 교육’ 등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펼쳐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양종희 신임 회장이 이번 취임사에서 '상생경영'을 가장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금융권 화두가 '상생'인 만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상생경영안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며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개인 및 기업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실효성 있는 상생금융 방안을 발굴하고, 실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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